이상 (李箱, 1910 ~ 1937)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차갑고 어두운 길
뿌옇게 시선을 흐리는 입김
어쩌면 불현듯
익숙한 것들의 낯선 질문
이곳은 나의 세상인가?
현관문 앞 웅크리고 앉은 긴 생각
휴대전화가 전하는 텔레파시!
‘왜 안 와?’
‘집 앞인데 못 들어가겠어.’
철컥 철컥.
문 여는 소리는 문 닫는 소리를 닮았다.
"뭐 해? 안 들어오고. 나 추워."
뭉그러지는 세상을 등지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기억.
휴우,
제대로 돌아왔음을 자축하는 투명한 한숨
포근하게 안아주는 소파의 친절함.
철컥 철컥.
문 여는 소리는 문 닫는 소리를 닮았다?
‘여보~ 나 왔어. 진짜 이제 한 여름이네. 너무 덥다.’
이 세상은 누구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