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단골손님이 왔다.
아무리 단골이라 해도
공짜는 없다.
가진 것과
줄 수 있는 것에 대해 물었다.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도 확인했다.
하지만 본인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꾸 애매하게 말해서 답답했다.
여기까지 와서 뭐 하는 짓인지 싶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모자라지 않게 시간을 투자할 것이며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데
과연 믿어도 될까 싶다.
뒤통수를 몇 번 맞았기 때문에
항상 의심하고 조심해야 된다.
언제나 그렇듯 반품과 환불은 불가능하며,
후회는 옵션이라고 일러주었다.
하루 이틀 거래한 것도 아니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그리고 구체적으로 주문하라고 했다.
‘나’라는 오래된 단골손님이 머뭇거린다.
계산이 길어지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설마 할인이라도 받길 원하는 걸까?
'행운'이라는 할인은 내 권한 밖이다.
표정을 보아하니 드디어 결심을 한 모양이다.
이제 슬슬 ‘나’와 거래를 시작해 볼까나?
심심찮게 '나'와 거래를 합니다.
씩씩하게 찾아온 '나'에게 물어보죠. 뭐를 원하는지.
그런데 생각보다 대답이 시원치 않습니다. 막연하게 뭐를 갖고 싶다거나, 대충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거나,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고만 합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준비만큼은 확실하게 되어있다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갖은 노력을 다 할 것이며, 다른 것들을 위해 쓰던 시간을 기꺼이 양보하겠다고.
뭐를 얼마나 투자할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목표와 목적이겠죠. 그래서 다그칩니다. 한두 번 거래를 하는 것도 아닌데 매번 어중간하게 이야기하니 답답합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은근히 떠보기도 합니다. 요행으로 쉽게 얻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렇게 머뭇거리는 것은 아닌지. 뭐 아무리 고민해 봤자 그 부분은 신의 뜻이니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결국 거래는 시작됩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확실하게 챙겨갈 생각입니다. 물론 중간에 환불과 교환은 불가능합니다. 비용처리는 확실하게 해야 다음 기회도 있습니다.
후회는 선택 사항이니 알아서 고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