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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Jun 23. 2023

편견을 버리고 다시 보니

‘기안 84’님을 존중합니다.

  남들과 다른 독특함을 지니신 분들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잠깐 연이 있었던 분이 계셨는데, 사람 만나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서 친해지고자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인맥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는 듯 보였습니다. 낯을 조금 가리는 저의 입장에서는 부럽기도 했고, 괜히 얄밉기도 해서 살짝 거리를 두고자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쩔 수 없이 회식 자리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고, 호기심을 참지 못한 저는 그분에게 물었죠.

  “왜 그렇게 온갖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세요? 영업 사원도 아닌데. 혹시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 받을 일이 생기게 될까 봐 열심히 관계를 맺으시나요?”

  상대방은 그런 질문을 한두 번 받은 게 아니라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습니다.

  “우선 저는 사람이 좋습니다. 그리고 도움을 받으려고 그들의 사정과 상황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닙니다. 혹시 제가 도울 만한 일이 없을까 해서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저의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술 때문이 아니라 부끄러움 때문에. 그런 성향의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거든요.


출처 : Pixabay


  같은 부서에서 근무를 하던 선배 중 한 명의 카카오 톡 프로필에 적혀 있는 문구가 저를 놀라게 한 적도 있습니다.   


  나의 꿈 : 세계정복   


  몸도 왜소하고 평소 목소리도 작은 데다 딱히 눈에 띄지 않던 분이라 너무나 뜻밖이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그 정도 크기의 꿈 정도는 꿔야 죽기 전에 뭐라도 이루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아직은 세계 정복을 하지 못했나 봅니다. 뉴스에 등장하지 않는 것을 보면요.


출처 : Pixabay


  얼마 전에 크게 오해한 연예인이 있었습니다. 회사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옷도 대충 입고, 머리카락도 본인이 가위로 자르고, 라면을 커피포트에 끓여 먹고, 물티슈를 뽑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옆을 찢어서 쓰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웹툰을 전혀 보지 않는 저로서는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몰랐는데 ‘기안 84’라는 상당히 유명한 분이더군요. 하지만 유명하고 유명하지 않고를 떠나 저는 그런 행동이 모두 설정이라고 짐작했습니다. 돈도 많이 벌었으며, 군대도 다녀왔고, 나이도 어리지 않더라고요. 그런 사람이 할 만한 행동이라고는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인도에 다녀온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괜한 편견을 가지고 그분을 판단했다는 사실 말입니다.


출처 : Pixabay


  저는 인도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지식이라고 하기에 보잘것없는)만으로 꺼려하고 무시했었습니다. 그래서 여행은 꿈도 꾸지 않았었죠. 하지만 ‘기안 84’님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인도의 문화를 배우려 하고, 직접 체험 하더군요.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고, 보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인 음식을 먹고, 현지인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에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분은 진짜였습니다. 남들의 시선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것이었으며,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해서 누구보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세상에는 정말 다양하고 특이한 사람들이 있겠죠. 그런 사람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지레 단정 짓지는 않아야겠습니다. 저는 이제 ‘기안 84’님을 진심으로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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