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

by 김재호


하늘하늘 원피스

나풀나풀 머릿결

여름의 바람을 가르며

그렇게 다가온 그녀.


산뜻한 과일 향

뽀얀 얼굴의 큰 눈

한낮의 열기를 밀어내며

그렇게 다가온 그녀.


선녀 같은 자태가 고와

바라보고 있자니

내 눈길을 의식했나?


새초롬한 표정으로

타고 온 구름을 멈춰 세우더니

초록색 신호를 기다린다.


KakaoTalk_20230704_095333332.jpg (출처 : 김재호)


오해였구나.

홀렸었구나.


신호가 바뀌자

횡단보도 앞에 구름을

덩그러니 버려두고 간 그녀는

더 이상 선녀가 아니라

밉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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