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입사한 김에 누려보자.

by 김재호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며, 그만큼 사사로운 생각입니다.)



매우 높은 확률로 회사는 직원보다 돈과 여유가 많습니다. 물론 둘을 비교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르겠지만 어떤 식으로 평가를 하던 회사가 개인보다 가진 게 많습니다.


그리고 회사는 직원들을 이용합니다. ‘이용’이라는 말에 살짝 거부감이 들지만 뒤에 열거할 내용을 보시면 그러려니 하실 겁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제가 항상 염두에 두고 있던 말이 있습니다.


‘나보다 부유하고 힘도 센 회사가 가난하고 나약한 나를 이용하고 있으니, 나도 얼마든지 회사를 이용해도 되겠지?’


출처 : Pixabay

그래서 가장 먼저 제가 회사를 이용했던 것은 바로 ‘교육’이었습니다. 저는 대학교를 다닐 때 학업을 거의 등한시했습니다. 그 당시 회사가 요구했던 커트라인을 간신히 통과할 정도였죠. 하지만 회사에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기회가 되고, 동료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각종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덕분에 '식스시그마' 마스터벨트 취득 직전까지 갔었고, ‘TRIZ’라고 창의적 문제해결이론을 정리해 놓은 다소 생소한 교육에서 2 Level까지 받았으며, 'CRE'라고 미국 품질 협회에서 인증하는 신뢰성 전문가 자격증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CAD와 문서 작성 등에 대한 교육도 충실히 받았죠. 그게 결국 모두 저를 위한 재산이 되었습니다. (돈 내고 배울 때는 그냥 그랬는데, 돈 받으면서 배우니 더 재미있더라고요.)



출처 : Pixabay

두 번째는 '인맥'입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업무상 연관성이 있는 부서는 물론이고 가끔은 전혀 관계가 없는 분야의 사람들도 만나게 됩니다. 대인관계에 있어서 먼저 다가가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분들과 교류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는 분들이 꽤 있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다녔던 회사는 '기수(期數)'라는 것이 있었기에 동기들 간의 끈끈함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차곡차곡 쌓인 인연들은 힘든 일이 생기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뿌리가 되어 비바람이 몰아치는 시기를 지나갈 수 있게 해 주더군요.



출처 : Pixabay

세 번째는 '출장'입니다. 물론 업무 때문에 가는 출장이지만 생소한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새로움과 설렘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미국과 중국으로 출장을 갔었는데, 업무가 끝나거나 휴일이 중간에 끼어있으면 가능한 나가서 그 동네의 문화를 체험해보려 했습니다. 무료 항공권, 무료 숙박, 무료 식사까지 제공되는데 호텔에서 잠만 자고 있을 순 없겠죠. 누군가 출장을 가야 한다면 바로 손을 들어봅니다.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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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다양한 '업무 경험'입니다. 저는 직무를 제법 많이 바꿔가면서 회사 생활을 했습니다. 제품 개발, 상품 기획, 혁신, 품질과 신뢰성 개선, 영업에 이르기까지 참 많은 역할을 담당했었군요. 그러다 보니 아주 월등한 실력을 갖춘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떤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되던 불편하지 않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습니다.



물론 회사에 따라서, 그리고 업무 환경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겠지만, 저는 제법 회사를 잘 이용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왕 서로 이용하는 김에 월급 이외의 것들도 최대한 누리면 좋겠죠? 그렇다고 월급 루팡이 되는 것은 지양해야 함이 당연하겠습니다. 상생 혹은 공존 관계는 유지를 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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