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

무(無)

by 김재호

형형색색 다채로운 도화지에

무심한 검은 붓 한 자루

제목 모를 수묵화를 그린다.


점묘법이 특기인 듯

거침없는 동그라미는

여백을 허락하지 않을 모양새다.


말간 태양이 고개를 내밀면

소소한 흔적으로 기억될

애처로운 그림이지만


까닭 없는 소나기는

그렇게 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흑백사진을 꿈꾸듯

무색한 표정으로


칠하고

덧칠하고

칠하고

덧칠한다.


수묵화.jpg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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