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의 힘, 정치력(원고) - 자기에서 물러서기 - 항우
‘자기'가 너무 강하면 일을 하는 데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기'를 버리는 ‘무아'의 경지를 추구하는 것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정치력일 수 있습니다.
실력이 있는 사람은 ‘자기'를 앞세우기 쉽습니다. 그 대표가 우리가 잘 아는 항우입니다. 항우는 숙부 항량에게 글을 배웠지만 다하지 못했고 검술도 배우다 맙니다. 항량이 노하자, “글은 성명을 기록하는 것으로 족할 따름이며, 검은 한 사람만을 대적할 뿐으로 배울 만하지 못하니, 만인을 대적하는 일을 배우겠습니다”라 합니다. 이에 항량이 병법을 가르쳤지만 그 또한 대략 뜻만 알고 끝까지 배우려 하지 않았습니다.
항우는 ‘자기주도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항우는 자신감이 가득했고 자신의 강한 힘만 의지했습니다. 진시황이 회계산會稽山을 유람하고 절강浙江을 건너고 있을 때 항우는, “저 사람의 자리를 내가 대신할 수 있으리라”고 말합니다. 항량은, “경망스러운 말을 하지 말라. 삼족三族이 멸하게 된다!”라고 했지만 이 일로 항우를 범상치 않게 여깁니다.
<사기>는 이 대목에서 항우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항적(항우)은 키가 8척이 넘고 힘은 커다란 정鼎을 들어 올릴 만했으며 재기才氣가 범상치 않아 오중의 자제들
조차도 이미 모두 항적을 두려워했다.(雖吳中子弟皆已憚籍矣)(사기, 권7, 항우본기)
'탄憚'은 '꺼리다, 두려워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항우를 꺼리고 두려워했습니다. 그처럼 항우의 강력한 ‘자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강한 ‘자기'를 가지고 있으면 자기와 다른 남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항우는 강력한 힘과 카리스마를 가졌지만 실패했고 그 원인은 자기에서 물러서지 못한 때문이었습니다. 항우는 범증이라는 대단한 책사를 가졌지만 ‘자기'의 강한 판단으로 범증마저 물리쳤고 그 때문에 실패하게 된 것입니다. 범증의 요구대로 홍문연에서 유방을 죽였다면 항우는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니 말입니다.
대단한 ‘자기'를 가진 분이라면 항우의 경우처럼 그것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아닐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