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의 힘, 정치력(원고)-몸으로 물러서기 - 이윤과 백리해
일잘러가 되기 위해서는 설득의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근거와 논리로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펼칠 수 있어야 하지만 또한 상대방에게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신뢰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몸으로 함께 사는 일입니다. 이를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은 한비자였습니다.
한비자는 ‘세란說難(말의 어려움)’편에서 설득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의 기분을 살펴 안심을 시킨 후에 자신의 주장을 진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직 신임을 받지 못한 자는 좋은 의견을 진술한다 하더라도 좀처럼 채택되지 않게 마련이므로 먼저 상대의 신임을 얻는 연후에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털어놓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상대방의 신임을 얻을까 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한비자는 군주와 충분히 사귀에 의심을 제거한 후에 웅변을 발휘해야 한다며 은나라 탕왕의 재상 이윤과 진목공의 재상 백리해를 예로 듭니다. 이윤이 요리사가 되었고 백리해가 노예가 된 것은 윗사람에게 나아가기 위함이었다고 한비자는 말합니다. 이들은 군주의 초빙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천한 일을 하면서 등용될 때를 기다렸다는 것입니다.
군주와 충분히 사귀면 의심을 제거할 수 있고 군주의 신임이 두터워지면 깊이 계략을 세워도 의심을 받지 않게 되며, 군주 앞에서 논쟁을 벌여도 벌을 받지 않을 만큼 되면 비로소 시비를 가려 명성을 떨칠 수 있다고 한비자는 주장합니다.
물론 훌륭한 지도자는 논리적인 주장만을 듣고도 그 주장이 옳다면 채택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누경이 옷을 갈아입기를 거절하고 누추한 옷을 입은 채 한고조 유방에게 낙양이 아니라 관중에 도읍할 것을 웅변적으로 간했을 때 유방은 그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극적인 순간보다 신뢰가 쌓여야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성급하게 논리적인 말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신뢰를 쌓아 나간다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 우선 몸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