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를 맛있게 읽는 법
퇴원 후 집으로 돌아와 우유를 처음 먹었을 때,
나는 마치 잊고 있던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릴 적부터 우유를 싫어하진 않았으나
나이가 들며 우유를 마실 일은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가끔 먹는다 해도 딸기우유, 커피우유, 초코우유, 바나나우유 같은 가공유가 전부였다.
그러나 뇌출혈 발병 이후
식습관에 조금씩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흰우유를 식사의 일부로, 그냥 마시는 일이 늘어났고
그 과정에서 ‘저지우유’라는 우유를 알게 되었다.
그 우유는 지금껏 먹어온 우유와는 달리
생크림에 가까울 만큼 진했고,
혀에 남는 질감이 끈적했다.
이 우유를 한 컵 마신 뒤
자연스럽게 한 편의 시가 떠올랐고,
그렇게 쓰게 된 시가 바로 이 ‘우유’다.
꽤 길었던 입원 기간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던 탓에
내 혀는 이전보다 훨씬 예민해져 있었고,
그런 나에게 그날 마셨던 이 우유—
마치 농축액처럼 느껴졌던 그 한 컵은
단순한 우유 이상의 무언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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