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발자국

처음의 발자국

by Everett Glenn Shin

두 발로 선다는 것이 이렇게 벅찬 일인 줄은, 쓰러지기 전에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재활의 초반은 잔혹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잠시 서 있기만 해도 숨이 차올랐다. 몇 초도 버티지 못하고 휘청이며 주저앉았다. 의자에 앉아 “한번만 더 해요.”라는 치료사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다리에 작은 근육이 붙는 걸, 나는 느끼지 못했지만 몸은 분명 조금씩 반응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치료사의 손이 내 옆구리를 받쳐주지 않아도, 나는 잠시 스스로 일어설 수 있었다.
다리가 떨려 금방 무너질 것 같았지만, 분명히 서 있었다. 두 발이 바닥을 딛고 있다는 사실 하나가, 세상을 새롭게 만들었다.

지팡이를 짚은 채, 나는 한 걸음을 떼었다.
그 발끝이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무너져 내렸다. 주저앉아 울고 싶었지만, 눈물 대신 웃음이 먼저 터져 나왔다.
“걸었다.”
그 한 마디가, 재활병동의 허공에 흩어졌다.

비틀거리고 느렸지만, 분명히 혼자였다.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은 발걸음이었다.

그날 나는 알았다.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다시 살아가겠다는 선언이라는 것을.

그날의 첫 걸음은, 다시 시작되는 삶의 첫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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