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다는 건 살아있다는 것
코로 음식과 물을 공급받던 나날 동안, 나는 간호사들 몰래 물 한두 방울을 입에 떨어뜨려 삼키곤 했다.
그러나 밥은 여전히 멀었다. 병실의 식사 시간이 되면, 복도 끝까지 퍼지는 음식 냄새가 나에게는 고문처럼 느껴졌다. 그 냄새는 단순한 허기가 아니라, ‘살아 있는 자들의 세계’가 나를 스쳐 지나가는 듯한 감각이었다.
연하 치료를 반복하던 어느 날, 담당 치료사는 “이제 삼키는 힘이 많이 돌아오셨어요. 연하검사를 받아보시죠.”라고 말했다.
그 말은 마치 오랜 유배 끝에 내려진 귀환 허가처럼 들렸다. 나는 곧장 검사 예약을 했다.
검사실에서는 조형제가 섞인 미음과 밥이 내 앞에 놓였다. 그낯선 물질을 입에 넣는 순간, 나는 두려움보다도 ‘이제 정말 먹을 수 있다’는 간절함으로 가득했다.
한 번에 검사를 통과하자, 의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통과입니다. 이제 마음껏 드시고 싶은 음식 드세요.”
그 한마디는 내게 ‘완치 판정’처럼 들렸다.
검사로 식사 시간을 놓친 그날, 나의 첫 식사는 플레인 요거트 한 통이었다.
숟가락 끝에 닿은 하얀 점성이 입안에 퍼지자, 세상의 어떤 음식보다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것은 단순히 ‘맛’이 아니라, 생의 온기였다.
그날 이후 나는 병원 밥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병원 밥이 맛이 없다고 했지만, 내게는 매 끼니가 축복이었다.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