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목소리다
퇴근길마다 타는 7호선.
늘 그렇듯 정차역을 알리는 자동 안내음성이 들려올 줄 알았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저녁은 드셨나요? 내일은 비 소식이 있네요.”
순간, 지하철 안을 가득 메운 목소리가 기관사의 것임을 알았다. 그 따뜻한 음성이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순간, 나는 문득 비행기 이륙 직전 기장의 안내 방송을 떠올렸다. 바쁘고 복잡한 퇴근길이 낯선 여행길로 바뀌는 듯한 착각,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어딘가 설레는 곳으로 향하는 기분이 되었다.
짧은 인사였지만, 마음은 충분히 풀렸다. 기계음이 아닌 사람의 온기가 실린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즉석에서 끓여낸 음식이 유난히 맛있듯, 정이 묻어나는 목소리는 하루의 피곤함을 덜어주는 힘이 있었다.
지하철 기관사의 목소리, 자주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오늘의 퇴근길은 그 덕분에 유난히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