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듦과 새로운 시선
나이가 60세가 되면서 노인들에 관한 이야기가 더 이상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는 그것이 내가 곧 직면할 현실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내 기억 속에는 어릴 적 소꿉놀이하던 순간들이 선명하고, 때로는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던 그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시간은 흘렀지만, 내면의 나는 여전히 그대로인 듯하다.
5월이 되면 자연스레 어린이날보다 어버이날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나이를 먹으며 부모님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단순히 '부모'라는 역할이 아닌, 인생의 앞선 여정을 걷고 있는 선배로 보게 되었다. 특히 시부모님과의 관계도 의무적인 관계에서 인생 선배를 대하는 마음으로 변화했다.
홀로 거주하시는 아버님을 찾아뵙는 일은 이제 자식으로서의 의무감을 넘어선다. 그분의 모습에서 나의 미래를 보게 되니, 자연스레 측은지심이 생겨난다. 측은지심은 단순한 동정이 아닌, 깊은 이해와 공감에서 비롯된 사랑의 한 형태가 아닐까.
이런 마음의 변화는 나를 관계의 부담에서 해방시켰다. 의무감에서 비롯된 행동이 아닌,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방문이 되니 어버이날을 맞이하는 마음이 한결 가볍다. 아버님을 뵈러 가는 길이 의무적 방문이 아닌, 기꺼이 떠나는 여행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마음의 관점이 바뀌니 오가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의 풍경마저 다르게 다가온다. 나무와 꽃들이 마치 나를 응원하며 속삭이는 듯하다. 나이 듦은 단순한 쇠퇴가 아닌, 새로운 시각과 깊은 이해를 가져다주는 여정임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