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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Sep 10. 2018

72 『한눈팔기』 - 나쓰메 소세키

현암사


⭐⭐⭐⚡
<제 이름은 겐조, 나쓰메 겐조 소세키입니다.>

소세키의 부인과 가족사는 물론이거니와 양부모에게 맡겨졌던 자신의 어린시절마저도 세세하게 써내려간 소설이다.

소세키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1914년에 이 소설을 아사히 신문에 연재하고 다음 해에 세상을 떠난다.

자신의 형, 누나와 부모, 양부모, 장인과 아내는 물론 소심하고 깐깐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속내까지 꼭꼭 씹어 연재하면서 소세키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이 책의 평점이 그다지 좋지 않은데, 이 하나만 읽으면 그럴 수도 있겠거니와 전집을 순서대로 읽다 보니 애지간히도 하고 싶던 간질간질하던 이야기를 드디어 풀어냈구나 싶다. 

원제는 『道草 みちくさ(미찌크사)』다. '한눈팔기'와 '길가의 풀(노방초)'이라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는데 두가지 의미 모두 통한다.

평전이나 수필, 사후 가족들의 증언과 연구가들이 밝혀낸(?) 사실들과 굉장히 일치하는지라 발췌하는 것 이상으로 이야기할 게 무에 있을까 하면서도 어화둥둥 웅얼웅얼... �

p25 - "이 아이는 이렇게 고집스러워서 사람 되긴 아주 글렀어."하고도 말했다. 겐조는 누나가 했던 말이며 말투를 떠올리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p59 - 그들은 얼굴만 보면 자연스럽게 뭔가 말하고 싶은 사이좋은 부부가 아니었다.

p65 - 아내가 친정에서 가져온 옷까지 전당포에 마겨 살림에 보태야 하는 처지라는 것은 남편으로서 수치스러운 일임에 틀림없었다.

p73 - 겐조의 어릴 때 기억 중에는 아내의 질문에 대답할 만한 인정 어린 이야깃거리가 하나도 없었다.

p90 - 겐조는 이런 아내의 태도가 싫었다. 동시에 그녀의 히스테리가 두려웠다.

p92 - 겐조는 아버지의 분별력과 이해력을 그다지 존경하지 않았다.

p162 - 겐조는 아내의 오해를 풀어주는 것조차 귀찮았다.

p186
'집요하군.'
'집요해요.'

p195 - '나는 묵묵히 조금씩 자살하는 거다. 딱하다고 말해주는 사람 하나 없다.'

p217 - 장인은 사무에 숙달한 사람이었다. 걸핏하면 일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려고 했다.

p256 - 친아버지의 입장에서도, 양아버지의 입장에서도 그는 인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물건이었다.

p287 - "세상에 매듭지어지는 일은 거의 없어. 한번 일어난 일은 언제까지고 계속되지. 다만 여러 가지 형태로 변하니까 남들도 자신도 알 수 없을 뿐이야."











천엔권 사진은... 그 전집 내내 돈돈돈 하시던 소세키의 양반을 위한 그 진혼을... 죽어서 돈에 얼굴 박혀봤자 살아서 박복하면 그거 다 �, 너무나 �인 것.

p.s. 비가 와요 우산이 없는데 비가 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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