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이 Oct 15. 2018

231 『아킬레우스의 노래』 - 매들린 밀러, 이은선

이봄, 미국소설


⭐⭐⭐⭐
이 소설은 일리아스의 도살자 아킬레우스에 대한 변론이며,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의 로맨스를 확정짓는 판결과 같았다.

#일리아스 에서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대하는 아킬레우스의 광기는 우정이나 전우애로만 해석하기에는 어려운 관계였고, 9년간의 전쟁으로 일그러진 것으로 치부하거나 '아킬레우스 동성애'로 검색해 볼 일이었는데...

이 소설은 그리스 영웅사를 그려낸 호메로스식 사변과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있었을 것 같은) 후대 기록사가의 윤색의 베일을 걷어낸다. 의혹과 의심을 벗어낸 상상의 면면이 참으로 낭만적이다.



<일리아스>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전차를 타고는 마치 그가 된 것처럼 그리스군이 보내는 환호성과 환희에 차서 미르미돈을 이끌고 전장에 뛰어든다.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가 되고, 그리고 죽는다. 헥토르에 의해.


#그해여름손님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이름으로 불렸을 때의 환희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소설의 주인공이 그토록 바랐던 애정의 현신이기도 하다.

p177
"용서해줘."

p426
한 번, 또 한 번. 그는 머리를 쥐어뜯는다. 피투성이 시신 위로 금색 머리카락이 떨어진다. 파트로클로스. 그가 읊조린다. 파트로클로스, 파트로클로스. 그 이름이 의미를 잃고 소리만 남을 때까지 몇 번이고 읊조린다.

그 오만한 아킬레우스가 말을 더듬으며 용서를 빌고 자신을 괴롭히며 죽음을 애도하는 이 로앤스 앞에서는 원전도, 그원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도 순전함과 통념을 의심받을 수밖에...

p.s. p391-10 '가르려드리기도' 오타.





















#아킬레우스의노래 #thesongofachilles #매들린밀러 #madelinemiller #이은선 #아킬레우스 #그리스로마신화 #퀴어 #이봄 #문학동네 #책 #독서






매거진의 이전글 230 『사양』 - 다자이 오사무, 유숙자 옮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