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영어보다

by 뿡빵삥뽕



한글은 영어보다 견고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자음이든 모음이든 어떤 하나만으로 소리를 낼 수 없는 불완전성은 '뭉쳐야 산다'를 실천하는 것 마냥 최소한 두개의 기호가 모여야 의심할 수 없는 소리를 낼 수 있다.


ㅂ, ㄱ, ㄴ


브라고 읽어야 할지, 비읍이라고 읽어야 할지...


물론 국어학자들은 그러한 기준을 익히 정해 놓았겠지만, 실상 ㅂ, ㄱ, ㄴ, ㅏ, ㅣ, ㅗ 어느 하나 만으로는 그럴 수 없다.


하지만 영어는 글자 하나, 하나의 기호만으로도 소리와 의미를 지닐 수 있다.


하나의 예로서 a는 '어'라는 소리와 함께 '단수' 앞에 사용한다.




한글은 가장 세세하게 나눌 때 여섯 기호를 가진 한 글자를 찾을 수도 있다.



뷁 - ㅂ, ㅜ, ㅓ, ㅣ, ㄹ, ㄱ

됐 - ㄷ, ㅏ, ㅣ, ㅗ, ㅅ, ㅅ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네다섯 기호를 가진 글자는 더욱 많다.





혼자서는 갖출 수 없는 소리와 의미 덕에 한글은 견고하게 이루어진다.


초성, 중성, 종성이 만나 하나의 글자를 이룬 모습은 벽돌과도 같은 우직하고 단단한 모습이다.

그래서 때로는 심미적인 변용이 어려울 때도 있지만 가우디 건물의 외관이라는 것도 내재적인 견고함이 밑바탕이 된 것처럼 글자를 하나하나 쌓으면 그로서 하나의 건축물처럼 쌓을 수 있다.



타이포그래피의 세계에서 한글은 영어에 비해 약자다.

단순한 변용으로 많은 이미지를 뽑아낼 수 있는 영문에 비해 한글은 그 작업이 쉽지 않다.


영어와 달리 훨씬 많은 기호를 써야 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그런 단점은 오히려 한글로 지은 이미지의 견고함을 반증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


한글의 디자인적 가치는 글자의 변신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지만

한글이 가진 '견고함'이 이보다 더욱 조명되어야 한다.


한글을 사용해서 빈틈없이 안정된, 보다 웅장할 수 있는 구조로서의 형태를 지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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