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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Jan 03. 2016

99 새해 3일

일부러 허전한 공간을 만드는 청소

1월 1일


매형이 연말 휴가의 반은 조카를 보고 반은 여행을 떠난지라 누나와 조카가 집에 왔다

조카는 전보다 말도 많아지고 움직임도 더 자유로워졌는데 장난감을 깜빡해서 반찬통으로 소꿉놀이를 했다


아기가 오니 침침하던 분위기가 나름 산뜻해졌달까


온가족이 늦게까지 낮잠을 자고 오후에 외출을 했다

차를 끌고 커피 한잔에도 2시간 무료주차라는 광화문 D타워에 가는데 코앞에서 엄청난 주차행렬을 맞이했다

시간이 걸릴듯해 먼저 내려주고 나서 주차를 못할까봐 내심 불안해하며 기다리는데 의외로 D타워는 헐렁헐렁


새해 첫날부터 복지단체 직원들이 거리에 부스를 열어놓고 있었다

바로 앉아있기 애매해서 교보문고로 들어갔는데... 세상에나!!


여기가 명동인지 서점인지

우리처럼 한가하게 마실나온 사람들이 다들 그리로 모인듯 했다


책은 여러모로 중요한 보편적인 상징을 띄는것 같다


마침 어플에 들어가보니 바로드림 3000원 쿠폰!

책 사고 차 마시고 동네에서 식사를 한 후 집으로



급조로 누나와 영화를 보러나갔다


조선마술사... 이런 영화는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화장실에 갔던 2분 정도가 가장 좋았던 시간이랄까

영화를 보여 준 누나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이런 영화에 내 표값을 내주다니... ㅋㅋㅋ





그리고 요즘 해보고 싶었던 한가지






1월 2일


토요일

교회 미화를 맡게 된 어머니는 다른 분들과 정초부터 화분을 사러 나가시고

아버지도 일이 있어 나가시고


오전에 누나와 조카를 태우고 수원으로 향했다

전에 어머니가 산 물품을 환불 할 일이 있었는데 언짢은 매장 아줌마에 나도 불편함을 느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분은 2016년 첫 개시 손님을 환불 손님으로 받은 것이더라

하루 늦게 환불할 걸... 


전날 영업하던 서점과 식당, 카페만 생각하고 동네 옷가게도 당연히 신년 이틀째인줄 알았나보다



수원으로 가 근처 트레이더스에 가니 전날 서점만큼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가 비슷비슷한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삼촌이라 부르는 조카에게 '엉클'이라고 부르라니 또 예쁘게 잘 따라한다



하루 수원에서 지내고 오려다가 일요일 볼 일이 생각나서 저녁 전에 집에 돌아왔다

자기 애매한 시간이라 친구와 영화를 보려고 연락했는데 시간 다 지나고 새벽에나 답이 온다(ㄲㅈ)



신년, 그리고 연휴래봤자 크게 다를게 없는 느낌?









1월 3일


올해부터는 교회에서 어떤 봉사도 하지 않는다

꽤나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던 곳이라 비어버린 일요일 시간이 허전하겠지만 뭐 어때



그래도 새벽같이 1부 예배를 드리고나서 며칠새 더 빵빵해진 배를 안고 시내로 나가 헌혈을 하려는 찰나

집에서 나오기 전에 먹은 감기약이 반짝☆



몇가지 볼 일을 보고는 집으로 돌아와 방정리를 시작했다

책상 위 자잘한 짐을 치우고 나니 전에 벽에 붙여둔 일러스트가 다시 나타났다

`13년 추석에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던 전시회에서 사온 기념품인데,

그날 갑자기 연락이 된 대학 후배와 전화통화를 했다





정리를 하고 나니 빈 공간이 허전하다




어떤 일들이 일어나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에 일부러 허전한 공간을 만드는 청소를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큐3일 때문인지 아니면 작심3일 때문인지

2016년의 세번째 날, 3일이 1일보다 무겁게 느껴지는 기분이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2016년의 계획도 끝마쳐야 하는데 뭘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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