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소리가 침묵하고 빛이 껍데기를 벗으면
눈에 장막이 내려온다
초침 소리마저 멀어지면
장막에 비친 나에게 인사한다
모든 것이 침묵하면 나와 내가 남는다
지나간 하루를 다시 만난다
이 녀석은 좋았고 그 녀석은 나빴다
그땐 그랬고 이땐 이랬다
오늘은 어제와 달랐을까
몸을 굴려 웅크리고
얼굴을 무릎사이로 묻고
다시 묻는다
나보다 일찍 죽었지만
이름이 남아있는
S와 Y와 K
먹을 것과 입을 것과 웃을 것을
고민하는 하루를 뒤집어 보고
무심하다... 다시 뒤집어 놓고
작별은 뒤로 뒤로 미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