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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28. 2016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 생존편

 189, 16-43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금세 결론을 얻지만 대개 그 이유는 설명하지 못한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의 사고는 일부러 어떤 주제에 집중력을 쏟지 않으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저 혼자 여러 갈래로 마구 뻗어 나가고 직접적 관련이 없는 문제까지 건드리며 끝없이 몽상을 부풀리는 것이다. 이들의 뇌는 24시간 켜 놓는 텔레비전과 같다. 잠자리에 누워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뻗어나가는 생각 떄문에 눈이 말똥말똥하다. 보통 사람이 자기가 몇 주 동안 끙끙대던 문제를 당신이 순식간에 해결해 버릴 때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아는가? 그들의 사랑은 마르지 않는 샘이다. 여러분은 금세 뜨겁게 달아오르고 번득이는 두뇌를 가졌다. 여러분은 살아 있다는 기분을 느끼려면 일상을 다소 숨 가쁘게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이다. 배움이 없으면 뇌가 같은 생각을 반복하고 우울해한다. 영재성이 있는 아이는 자신의 부모보다 통찰력 있고 이성적이며 어른스럽기 때문에 부모에게서 안정감을 찾을 수 없다. 여러분은 아이디어가 들끓고, 생명력이 넘치고, 기쁨으로 번득이고, 사랑으로 톡톡 튀는 근사한 뇌를 가졌다. _<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中에서


그냥 앞에 쓸래요. 
이 책은 부키 서평단에 뽑혀 받은 책입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전편인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는 제 돈으로 사서 읽은 책이지 말입니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 생존편>은 위에 적은 2014년 출간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에도 불구하고 제 갈 길을 아직도 찾지 못하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에 대한 저자의 채찍질이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15년 3월에 읽었다. 우연찮게도 후속작인 <생존편>을 딱 1년 만에 읽게 되었다. 작년 3월 이 책을 읽고 눈시울을 몇번이나 붉혔는지 모른다. 심리학 서적, 저자 스스로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을 위한 자기계발서라고 하는 책을 읽고 말이다. 



글 서두에 지나치게 화려하게 색을 입힌 모든 상태를 나에게서 찾을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지에 가지를 치는  생각의 나무는 잠자리에서 유독 나를 괴롭힌다. 결국 몸이 지치고 나서야 잠에 든다. 종종 확신이 드는 해결방법이 있는데 설명이 안되서 이상한 눈치를 받기도 했다. 날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님, 그리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모님. 뭔가 계속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 



그렇게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읽고 나에대해 이렇게 정확하게 설명하고 지적하는 작가에게서 위로를 얻었다. 그런데 어찌하나. 그렇게 책 한 권, 눈물 바가지로 바뀔 인생이었다면 벌써 나비가 되었을테고, 그렇다고 날 이해해달라며 내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작가가 보다 독한 마음으로 펴낸 책이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 생존편>         





위로가 통하지 않자 제발 이렇게 하라며 생존의 방법을 일러주는 그런 류의 책이다. 내가 만약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본편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읽었더라면 책을 덮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쏘아 붙인다. 그러나 뇌의 과잉 활동이 초래한 스트레스로 자살을 하기도 하고 자신을 저 낮은 자존감의 늪으로 밀어버린 사람들을 익히 상대한 저자의 상담기를 접하면 그게 일종의 보듬는 행위라는 것도 알게 된다. 츤데레.



나는 저자에게 혼나면서도 그게 틀린 말이 아닌 줄을 알기에 읽을 수밖에 없다. 그녀는 무서울 정도로 【정신적 과잉활동인】이 어떠한지 잘 알고 있다.

p46
아마도 여러분은 이미 자신의 감각 과민증에 적합하게 계발한 자기만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가령 선글라스와 귀마개를 항상 갖고 다닌다든가, 오랫동안 씻지 않은 사람이 옆에 앉는 등 갑자기 악취를 피할 수 없을 때 둘둘 감을 수 있도록 향수를 살짝 뿌린 스카프를 가지고 다닌다든가...

귀마개와 이어폰은 나의 분신이요, 손수건은 가방에 늘 들어있다.

그리고 여전히 살아 숨쉬는 사람들과의 차이.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의 체계가 모든 사람들과 비슷하게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었다. 

p89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에서 나는 여러분의 사유는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가는 반면, 보통 사람들의 사유는 직선적이고 순차적이라고 지적했다. 바로 이것이 여러분의 사유 기제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p106
사회의 암묵적 규칙은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에게 명백한 논리도 없고 의미도 없다. 좋은 하루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정말로 있는 것도 아닌데 "좋은 하루!" 같은 말은 해서 머 하나? 왜 그때그때 적절한 칭찬이나 축하의 말을 건네야 하지?


아... 이런 부분은 정말 점쟁이급이다. 나는 악수의 이유도 모르겠고 '안녕하세요' 대신 '좋은 아침'이라는 말을 선호해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다. 관계를 관리하는 친구의 속내도 이해가 안된다.  모두다 사실 '왜?'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상투적이라 생각하는 이런 화법에 그저 장승처럼 서서 살지는 않는다. 따라하되 거기엔 '왜?'라는 의문도 따라온다.




그러나 이런 복잡한 생각 속에서 튀어나오는 직설적인 표현이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도 분명하다. 

p176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또박또박 짚고 가는 대쪽 같은 당신, 그래 봤자 회사 사람들은 '저게 누굴 물 먹이려고 저러가?'라는 생각 밖에 하지 않는다.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 하였는데 어찌 홍시 맛이 난다 하시면... "
나는 아직도 어린 장금이 수준이었단 말인가 ㅠㅠ




p207
여러분보다 자기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대등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상대는 그러한 대하에서 안정감을 잃는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든 여러분을 깔아뭉개고 싶어 할 것이다.


이런 녀석이 있었지. 쓰레빠같은 녀석. 연락은 거절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민을 심어버린 문구.

p259
여러분에게는 프리랜서나 개인 사업이 잘 어울린다. 자기 리듬에 맞게 일할 수 있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으며, 본인의 개성과 가치관에 맞는 일을 하기가 좋으며, 특유의 멀티태스킹 능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합적 사유는 멀티태스킹을 즐긴다. 




위가 본편, 아래가 이번에 새로 출간된 <생존편>, 인덱스가 이 책이 나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다시금 알게 해준다




크리스티 프티콜랭의 책을 두권째 읽지만, 지구 반대편에 살면서 어떻게 나를 이렇게 잘 꿰뚫고 있는지...

이제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변화를 생각해보라는 조언이 가득 들어있다. 나에게 1:1로 말하는 듯한 뉘앙스라 수많은 자료와 예시를 제시해도 받아들이게 된다. 


첫 권에서는 눈물이 날 정도였고, 이번 책에서는 회초리로 계속 얻어 맞는데도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블링블링한 책 표지는 다 눈속임이다.



그래도 서평단으로 뽑혀 쓰는 후기인 만큼, 마무리를 짓자면.

이 책은 부키라는 출판사의 용기가 느껴지는 서적이다. 

이 책은 본편인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없이 읽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본편에서 말한 개념이나 정의가 <생존편>에서도 일정 부분 재논의 되지만 본편과의 시너지는 불분명해진다. 두 책이 한 세트여야 하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읽고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읽어야 하는 책이다. 사기엔 망설여지고 읽어는 보고 싶은데 고민인 사람이 있다면 무료로 제공된 이 책을 보내줄 의향도 있다. 그가 만약 나와 같은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거나 과잉 활동인의 주변인으로서 진지하다면 말이다.



p.s. 그나저나 크리스티 프티콜랭은 어찌 프랑스인이란 말인가 ㅠㅠ 메일을 못 쓰겠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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