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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독서정리 - 100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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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뿡빵삥뽕

드디어 100권을 읽었습니다.
100권을 읽으면 자축하는 의미에서 치킨이라도 시켜 먹으려 했는데... 이 더위엔 집에 에어컨을 틀어놔도 치킨이 별로 안 당기네요...

두권 분량의 책도 세작품이 있었으니 권수로는 103권이지만 중간중간 만화책이나 얇은 책들도 꽤 많았던지라 중요한건 아닙니다.


100권 읽기라고 제목에 달았지만 "100권을 읽어야지." 했던건 아니고... 시간이 많아서 ㅠㅠ


그동안 용을 써서 읽었다거나 앞으로는 설렁설렁 할 것도 아니긴 한데... 중간정리 하기에는 100이라는 숫자가 기념하기에 꽤 요긴하거니와 100권 읽기를 한해의 목표로 삼는 분들이 꽤나 많더라구요.

그냥 얹혀갑니다 ㅎㅎㅎ




<91~100> 정리를 해야하는데 이것저것 쓰려니 이 더위에 그건 무리네요.
그래서 바로 일곱달 + 보름의 독서정리를 하렵니다 ㅎㅎ





짠~!!!





소설이 압도적이네요.
한-미 동맹도 굳건하거니와 -_-;;
지리적, 문법적, 장르적 이점에 일본도 있고
프랑스는 역시 문학 강국

크리스티 여사님은 전집 목표
슈사쿠는 올해의 작가가 될것 같구요

민음사는 문학전집만 해도 18권이지만
민음사 타 서적이나 임프린트인 황금가지 책을 합치면 거의 1/3에 달합니다.
그리고 소설중에서도 추리, 탐정, 스릴러 등 장르분야가 압도적입니다.
엄격한 구분을 해서 추리만 19권, 그외 탐정-스릴러 물이 8권이니 27권이 장르소설이 됐습니다.

제 취향은 피칠갑이네요.







본격 소거전

100권의 책 중에서 어떤 책이 인상적이었고, 아닌 책은 어떤것인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대다수의 책이 양서였지만 보편적 정서에 제 취향을 덧붙여서 골라보려 했는데, 책 양이 많아지니 좋은 책을 고르기보다는 덜 좋았던 책을 덜어내는 것이 좋더랍니다.



1 : 100 - 30 = 70

이사갈 때, 집 정리할 때 중고매장에 팔아버릴 수 있는 책들이 빠졌습니다. 여기까지는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로마의 일인자>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는 빠진것 처럼 보이지만 아닙니다.








2 : 70 - 20 = 50

보다 의미있는 책들이 남았습니다.









3 : 50 - 30 = 20

시작할 땐 10권까지 줄여볼 요량이었는데 도저히 안되더군요.

대체 가능한 책 - 더 포괄적이거나 심도있는 - 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남은 마지막 책들입니다. 왜 빼야하고 왜 남겨야 하는지의 항목 중 [중요한 책인지 설명이 가능한 경우]에 속하는 책입니다. 순위나 별점은 없습니다. 각각의 이야기와 주제가 상이하지만 제게 명료하게 각인된 책들입니다.




<13.67> 찬호께이
▶ 단편이면서도 장편이면서도 홍콩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시마다 소지
▶ 추리로서는 대단하고, 일본작가의 양심으로서는 고맙기도

<한나 아렌트의 말> 한나 아렌트
▶ 한나 아렌트 세계의 테두리

<동물농장> 조지 오웰
▶ 100년 뒤에도 현실을 거울같이 비출 소설

<자기앞의 생> 에밀 아자르(로맹가리)
▶ 마지막 문장 '사랑해야 한다'에서 폭발하는 소설과 인생의 아이러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 사강
▶ 시몽을 생각하면 아직도 흐뭇해진다

<깊은 강> 엔도 슈사쿠
▶ 처음 느낀 침잠하는 울림, 절정.

<변신·시골의사> 프란츠 카프카
▶ 비극과 비하가 될 수도 있는 현실적인 환상

<소년이 온다> 한강
▶ 죽었는데 산 사람과 살았는데 죽은 사람을 위한 진혼제

<나는 무관심을 증오한다> 안토니오 그람시
▶ 무관심은 무능을 불러오고,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의 자살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 이제는 나라가 국민을 사랑해야 할 때

<게걸음으로> 귄터 그라스
▶ 오래걸리고 힘들더라도 점저이 짚어내야 하는 이유는 현실은 언제나 과거와 조우하니까

<픽션들> 호르헤 보르헤스
▶ 새로운 세계의 시작

<어제 뭐 먹었어?> 요시나가 후미
▶ <요츠바랑>보다 <심야식당>보다 더 깊은 정이 들어서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앤서니 도어
▶ 참혹한 중에서도 인간성을 지켰던 사람들을 기억해 달라는…

<콜레라 시대의 사랑>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첫문장이던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 사랑이라면 그럴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자꾸 내 머리 속에서 춤추고 뛰어다니는 조르바

<빅토리 무도회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 16편, 그중 15편이 한시간 짜리 드라마가 됐고 모두 훌륭한데, 소설은 더 훌륭하다.

<아우라> 카를로스 푸엔테스
▶ 로맨스, 판타지, 역사, 호러

<한 명> 김숨
▶ 읽기도 버거운 영화로도 못 만들 가장 참혹한 것을 쓴 작가, 그것을 진술한 할머니, 그것을 봤던 할머니, 그것을 겪었던 소녀들.


마지막으로 91~100권 째의 한권은 김숨 작가의 <한 명>입니다. 조르바도 멋졌지만, 비슷한 시기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을 읽으니 조르바의 춤이 끝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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