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 통일이 아닌 북한 붕괴
특정 연도는 지정되지 않지만 붕괴된 북한을 배경으로 하는
장강명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학계와 관계자들, 논문을 두루 조사해서 추측한
신빙성있는 통일 시나리오는 기자라는 전직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붕괴된 북한은 발악이 아닌 자멸에 대한 순응의 자세를 취하고
마약이 창궐하고 치안은 UN 평화유지군이 맡고
남한의 북한 주민 차별과 거기에서 일어나는 편견의 변태와 심화,
그리고 정글같은 모습으로 변질되는 북한.
전직 특작부대 출신인 장리철
상류층이던 은명화 부녀
북한 붕괴에 따라 재입대한 강민준 대위
말레이시아 평화유지군 롱 대위
조선해방군과 마약업자 최태룡
이 소설을 읽으면서 성석제 작가가 자주 떠올랐고 자연스레 비교하게 됐습니다. 성석제 작가의 작품이 '인물'을 통해서 인물의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면, 장강명 작가의 작품에선 인물의 세상을 통해 '인물'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전 작품들 <한국이 싫어서>나 <그믐, ~ >에서도 보면 사건과 인물이 사는 세상이 그 사람을 설명해주는 거죠. 성석제 작가의 작품은 그 반대로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인물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그가 사는 세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인물이 세상을 보여주는 것과
세상이 인물을 보여주는 것의 차이랄까요.
선호하는 방식은 성석제 작가지만
흥미나 소재에서는 장강명 작가가 재미를 줍니다.
재미있어요. 북한 붕괴라는 도래할것 같은 세상의 모습이 자연스레 스며들고 사건들과 상황과 북한의 각계층에서 받아들이는 현실.
다만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소설의 첫 장면을 연 강민준 대위가 3/4지점에서부터 과하게 나타나지 않는 불균형의 문제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