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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y 28. 2017

몇 가지 희망사항

405



01 백발
중학생 때 읽은 
지금은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판타지 소설에서 
자신의 품에서 여동생이 죽은 충격에
주인공에게 백발 현상이 일어나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내 머리카락, 눈썹, 그리고 팔 다리의 모든 털도
그렇게 하얗게 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밝은색 머리카락과 수염을 가진 외국인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나는 동시에 
지금도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나는 머리숱이 땀나게 많으니까
백발머리가 되어도 보기에 괜찮을거다

모델 스테판 톰슨과 CNN 앵커 앤더슨 쿠퍼, 둘다 알비노(백색증)을 가졌다

아프리카에서는 알비노 증상을 겪는 사람의 신체를 산 채로 뜯어다가 먹거나 부적으로 삼는 잔혹한 미신이 아직도 있다. 


어쨌든 멜라닌 색소 없는 인생이라니
얼마나 찬란한(화장품 없어도)괜찮은 인생이란 말이냐!!




02 서점 하나
로또가 되면
전원의 독채에서 유유자적 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적당히 소화 가능한 적자 선에서 
서점 하나 운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에 만난 친구가 자애로운 표정으로
캐셔를 해주시겠다고 했다
(합법적으로 놀겠다 이거다)



03 
어머니께서 방 문에서 안 보이는 위치에 있는 
책장을 발견(!)하시고는
- 이렇게 책 읽으면 너 글 써도 되겠다

블로그에 종종 오는 친구가 글을 스캔하시고는
- 너 글 잘 쓰는거 같아, 특히 그 ***
- 네 얘기도 있어
- 알아, 봤어
- 괜찮아?
- (후략)

먼 훗날을 위해서
하나라도 진지하게 써*볼*까? 했다가
작년 이 맘때 쓴 글을 보고 바로 접었음
얼굴이 벌개지는데도 불구하고 웃겼거든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도 괜찮겠다 싶다
타자 치는데 돈 드는거 아니니까



04 L
L이 살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L의 생각을 아직도 종종 한다



05 후드
티셔츠에 후드잠바만 입어도
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나이 들어서도 
후드티나 잠바가 어울리는 사람들
나는 그게 참 좋아 보이더라






*
가능한건
딱 하나 정도네
오~ 나의 슬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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