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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Jul 29. 2017

김영하 작가에 대한 불편

알쓸신잡에도 나온, 답을 찾는 것도 독자의 감정이다.

<알쓸신잡>에 나오는
김영하 작가의 발언이
불편하다.
 

일전에
'책은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산 책 중에 읽는 것' 이라고 했던 발언이야
각자가 자신의 도서구매와 결제를
알아서 판달 할 일이라고 치부하면 그만이겠지만 -


근래 그의 유명세를 더욱 드높인 <알쓸신잡>에도 나왔던
아래 발언은 독자 집단에게 무례하다는 인상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01 문학은 답을 줄 수도 있어야 한다.

어떤 작품은 다다른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던져 주기도 하지만
어떤 문학 작품은
혼란스러운 상태에 답을 주기도 한다.

장르 문학이라고 하는 범죄, 탐정, 추리 소설 등이 대표적인데
해답이라는 카타르시스를 정밀하게 느끼게 해준다.

이런 장르 문학이 발달한
영미, 유럽, 일본의 독자들은 해외 독자들이 아닌가?


일본의 세계적인 작가 엔도 슈사쿠는
독자들이 자신의 책을 오독한다고,
특히 기독교에 대한 불신으로 오독하는 독자들을 위해
<침묵> 해설서까지 직접 작성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작가의 읽기 지침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문학이 각각의 독자에게 다다른 감정을 준다는
그의 생각을 그 자신이 제대로 전달하고자 한다면
독자들이 문학 작품을 통해
획일적이고 보편적인 답을 요구하든
감정이나 감상, 느낌을 요구하든
그것 또한 독자들의 몫이지
작가가 국내, 해외 독자를 비교하면서
웃을 일이 절대 아니다.





02 김영하 소설에 화를 내는 것이다.

관념화 된 김영하의 소설이
'어떤 독자'들과 맞지 않을 뿐이지
한국 독자들 전체가
'답'을 요구하는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헤세, 하루키의 소설이
해답을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

김영하 자신의 문학을 문학 전체로 일반화하고
자신의 문학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방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이런 방식의 매도야말로
김영하 자신이 비판하는 한국 문학 교육의
권력 독점적인 획일화와 다를 바가 없는 방식이다.





03 문학은 감정만을 다루지 않는다.

문학은 감정과 생각에 관한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해 탐구하는 작가의 주장이기도 하고
세상에 대한 구토, 혹은 난도질 일수도 있다.

주제 넘은 계몽 일수도 있고
어떤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매체 일수도 있고
수준 높은 일기 일수도 있다.

독자와 작가의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감정과 느낌을 말하고자 한다면
'문학은 실은 ~ '이라고 말 할 것이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문학은 실은 ~ ',
혹은 '제가 추구하는 문학은 실은 ~ ' 이라고 말해야 했다.




04 작가와 출판사의 이해관계는?

김영하 작가의 특징에 대

출판사인 문학동네의 마케팅은
김영하 작가가 주장하는

문학의 역할과는 동 떨어져 있다.

자신과 자신의 작품에 대한 출판사의 마케팅 문구를 보고
소설을 구매한 독자는 실망 할 수도 있다.

그것도 독자의 잘못이란 말인가?

나도 걸려 넘어져 본 적이 있는
러한 작품의 본질과는 동 떨어마케팅에 대해서는

왜 말 안하는데?





05 이분법

국내 독자 vs. 해외 독자

이렇게 둘로 나눠 비판하는 방식에 화가 났다.

모든 문학 작품에 동의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독자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걸 인정하는 투로 말하는 김영하 작가 본인이 호 - 불호에 이르는 독자의 다양한 평가에 대해서 국내-해외로 나눈다는 사실은 실소를 불러 일으킨다.

감정을 찾거나 해답을 찾거나
혹은 읽는 과정 자체에서 목적을 찾는 독자들도 있다.

감정의 다양성을 말하는 작가가
독자의 다양성은 왜 거부하는가





06 한국의 문학 교육

우리나라의 문학 교육이
독서 욕구를 반감시키는 방식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교과서 작품 등재를 거절한 일에도 엄지척 해드리지만

그러한 문학 교육일지언정
그 과정을 통과하고 책을 읽는
수많은 독서가들이
답을 찾기 위해서 책을 읽지는 않는다.

어떤 면에서 작가의 이분법적인 발언은
그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을
폄하하는 발언 일수도 있다.






대학생 시절부터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꽤나 읽었고
사진에 없는 책 네권이 집에 더 있다.


어떤 책은 좋았지만 어떤 책은 그렇지 않았다.

빨리 읽혔어도 와닿지 않은 책도 있었고
꼼꼼히 천천히 읽었지만 아직까지 인상적인 책도 있었다.

앞으로도 유명한 작가로 활동할 거라 생각하지만

우리나라 독자를 마치 2등 독자로 치부하는
저런 발언은 본인에게 독이 될 뿐이다.

*<검은 꽃> <빛의 제국> <옥수수와 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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