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마쓰이에 마사시

일본소설 마쓰이에마사시 비채

by 뿡빵삥뽕


표지의 질감마저도 마음에 든, 흡족한 소설이었다.
이런 번역을 해주신 김춘미 번역가에게도,
사서 읽었는데도 고마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책을 읽고 나서의 감상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늑대아이>를,
마음을 울리는 도구와 소재는 다른 일본 소설 <양과 강철의 숲(미야시타 나츠)>을 떠올리게 했다.

그 영화와 같이 작품 전체를 싱그러움, 그리고 운명적인 상실과 성장이 아우르고 있고, 그 소설과 같이 사회 초년생의 풋풋함과 경지에 이른 멘토의 풍취가 참 다정하게 어울리고 있다.

그리고 서글서글한 주인공은 언제나 가장 큰 매력.


1982년, 사카니시 도오루는 대학을 졸업하고 무라이 설계사무소에 신입으로 들어간다. 설계사무소는 7월이면 아사마산 인근 여름별장으로 두어달간 합숙을 하며 일종의 프로젝트를 계획하는데 이 해에는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입찰이 그 목표다.

서정적인 문체는 해발 1000m 고산의 여름과 고적한 별장의 전경, 설계와 건축이라는 세계를 참으로 싱그럽고 아련하게 그려내고 있다. 상쾌함이라는 말은 '과'하고 싱그럽다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세계다. 무라이라는 거장과 설계&건축이라는 세계.

헤밍웨이는 소설가는 건축가이지 실내장식가가 아니라고 했는데 왜 그러한지 이 소설은 이성과 감성 모두를 충족시켜준다.


https://youtu.be/zpY3q8oMzJM



<늑대아이> 가 자꾸 생각나는 바람에 ost를 들으면서 책을 읽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혹은 그 덕에 여운이 배가되었고 필사를 부르는 문장들은 책을 읽는 기쁨을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사카니시 도오루의 1982년 여름의 기억. 이 책은 싱그럽고 참 다정하고 그렇다. 54세의 중견 편집가가 느즈막히 터트린 데뷔작이다. 원제는 <화산 자락에서>. 매 페이지가 풍부하고 풍성해서 필사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열정과 인생을 담는 시간의 그릇은 서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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