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리 소설 시공사
고전임을 염두에 두고 봐야 하는 책이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추리소설 속 괴담의 질감은 에도가와 란포와 유사하지만 몽환과는 거리를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국시대 언제쯤인가 마을 사람들은 재물욕에 뒤집혀 여덟의 패주 무사를 학살하고 뒤이어 후회하고는 묘를 만들어 주었으니, 그 마을 이름이 '팔묘촌'이다.
시간이 흘러 2차 대전이 끝난 직후가 배경인듯한데 쓰여진 해도 1949년이다. 팔묘촌의 지주인 요조는 무력으로 범한 여성을 강제로 첩실로 들인다. 변태적인 행위를 강요받다 못해 어린 아들과 도망치자 요조는 홧김에 마을 사람 32명을 학살하고는 사라진다.
전후 팔묘촌에서 그 아들인 '나'를 찾아오고 마을로 돌아가 벌어지는 이야기다.
긴다이치 코스케 탐정 시리즈인데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인해서 긴다이치는 그렇게 강한 인상을 주지는 못한다. 20세기 중반의 작품임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석연찮은 부분도 많고 주 범행 방법인 '독살'의 함의도 어렵지 않게 간파가 된다.
또한 '나'라는 제한적인 화자가 빚어내는 일단의 서술트릭은 주요 정보를 아예 제외시켜 버려 결말에서 일종의 작은 배신감을 들게 한다.
팔묘촌에서 벌어지는 일이지 '팔묘'라는 기괴함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이점은 약간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