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토지 나남출판
각기 인물들의 운명적인 삶의 애환이 1부였다면, 2부는 간도 용정, 하동과 진주, 항일이라는 굵직한 세개의 줄기로 이야기의 맥을 달린다.
서희는 옥이네라는 과부댁과 살림을 차리려는 길상과의 혼인에 박차를 가하고 점점 목표에 다가선다. 서희의 이야기는 계속 주목하게 만드는 매력이 가시질 않는다.
용이와 임이네는 용정을 떠나는데 이들의 아들인 홍이는 월선에게 맡기고 떠난다. 평산의 아들 김두수(거복)은 일본의 밀정으로 하는 짓마다 지애비의 도를 넘나든다. 살인자의 아들이란 정체가 드러날까봐 두려워하지만 하는 짓은 더 하다.
간도 팀의 인사들도 각자의 삶을 찾아, 개성에 따라 나뉘는 형국이다.
조준구 홍씨 쌍쌍바 부부는 염치없는 친일 인사의 전형으로 다뤄진다. 거머리다.
간도 가는 길에 사라졌던 서희의 몸종이던 봉순은 소리를 배우더니 진주의 유명한 기생이 된다. 하동 팸의 소식을 그리워하며 눈물짓는 모습은 이들이 재회 할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환이(구천)은 항일 동학당의 일원이 된다. 차후 항일 운동사에서 길상과 만나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2부로 넘어오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사라지는 인물과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잦다보니 흥미의 선이 점점이 끊어지는 느낌이다. 아니면 더위에 지쳐서일지도...
동학이 친일과 항일이라는 상반된 조직으로 뻗는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단순한 이분법으로 동학이라면 민중 중심적이라 모조리 항일 정신으로 넘어갔으리라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으니... 강점기라는 시대는 복잡 다단하게 뒤섞이고 모질기가 그지 없으니 다들 살기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내 피로감과는 별개로 박경리 작가님의 통찰과 혜안은 갈수록 신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