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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25. 2018

17 『번역청을 설립하라』 - 박상익

『번역청을 설립하라』 - 박상익, 유유

⭐⭐⭐⭐

번역청을 설립하라              

저자 박상익

출판 유유

발매 2018.01.08.

번역하는 인문학자 박상익 교수가 한국 번역풍토와 학계에 관하여 신랄하게 꼬집고 분노하는 책이다. 이 책을 내놓으면서 번역청 설립에 관한 청와대 청원도 올린 것으로 알고있다.

애초에 영어 공교육부터 삽질하는 대한민국이신지라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고, 학자이자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p43
이 과제는 시장에 맡겨 놓아선 안 된다.

p86
한국의 기초과학은 외국으로 유학 갈 것을 아예 상정하고 가르치는 셈이다.

박상익 교수는 외국어를 못해도 노벨상을 타는 번역 강국 일본과 더불어 라틴어의 달인이었으나 당시엔 변방의 언어였던 모국어 영어에 천착해 작품을 남긴 실낙원의 저자 존 밀턴을 수차례 언급한다. 

p73
나는 모든 근면과 기예를 다 발휘하여 나의 모국어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데 사용할 것이다.(존 밀턴)

밀턴에 대한 언급은 교수라는 직업에 안주한 채 번역과 한국어의 미래를 외면하고 사는 사람들을 향해 - 제국의 문화적 변방에 머무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주체에 대한 성찰없이 중심권 문화에 동화되지 못해 안달하는 기지촌 지식인 근성(p139) - 이라는 지적으로 까지 이어지는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나는 능숙하게 구사하는 외국어가 없는 사람이라 국가 주도 번역사업을 강변하는 저자의 주장에 강력지지 하는 편이지만, YBM을 선두로 하는 영어교육 시장과 외대를 위시한 번역 대학들이 자신들의 이문을 위해 국가 번역을 지랄같이 반대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저자는 마지막에 성경을 인용하며 1년 중 하루만 한글을 찬양하고 번역도, 학문 인프라도 외면하는 이런 어리석은 정치가와 학계에 메롱을 던지신다.

p151
그곳을 떠날때에 너희의 발에 묻은 먼지를 떨어서, 그들을 고발할 증거물로 삼아라_ 막 6:11

P.s. 65이신데 단어와 문장의 감수성은 상당히 젊으심. 술술 읽힌다.

p.s. 소설가가 번역한 <대성당>을 아직도 읽지를 못한다. 독서를 방해하는 과속방지턱이 중간중간 너무 많다. 그러니까 번역은 번역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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