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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25. 2018

16 『보편적 정신』 - 김솔

보편적 정신』 - 김솔,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


① 스승인 연금술사의 신비로운 붉은 페인트에 가깝게 재현한 창업주의 붉은 페인트를 이용해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가 몰락하기까지의 이야기와 ② 창업주와 그 가족을 중심으로 한 페인트와 연금술(보편적 정신의 조정)에 관한 이야기를 순서대로 풀어낸다.

#오늘의젊은작가 시리즈의 신선한 묘미도 있고 경장편다운 매끄러움, #백년의고독 의 마술적 순환 구성과 긴 문장에 연금술이란 소재까지 빌려오는 용기(?)가 매력적이다.

p128 - 연금술이란, 모든 물질 속에 내포되어 있는 보편적 정신을 찾아내고 추출하여 모든 재료들의 쓸모를 재조정하는 학문이자 실천 방법이라고, 그러니까 납과 황금의 차이는 쓸모의 차이일 뿐이며 각각에 내재된 보편적 정신을 조정함으로써 얼마든지 그 쓸모른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모호한' 표현과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과거에서 현재로 순환하는 뫼비우스적인 구성으로 같은 시점의 사건을 이중적으로 제시한다는 데에 있다.

창업주가 연금술사에게 배웠다는(23),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는데(28), 알려져 있지만(50),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64), 알려지지 않았으나(75), 소문이 생겨났는데(81), 소문도 들렸다(90), 어느 천재적인(103),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119)

①,②이라는 붉은 페인트와 회사에 관한 이야기(역사)를 다른 관점으로 풀어내면서 보편적 정신이라는 본질(주제, 제목)이 역설적으로 얼마나 상대적인지를 보여준다.

현재 회사원이라는 너무나 예쁜 이름(솔)의 작가가 ③자본주의와 회사라는 조직을 비틀고 꼬집는 묘미도 의미있게 읽힌다.

#창업주의가족은회사의과거에기생하는기생충 같은 거요

마르케스의 패러디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염려가 생기기도 한데... <백년의 고독>을 읽고 싶은데 주춤주춤 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먼저 추천해드립니다. 공대 회사원 스타일 단어가 많아서 어떤 면에선 신선합니다 ㅎㅎ


#보편적정신 #민음사 #민음사오늘의젊은작가 #김솔 #한국소설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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