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정신』 - 김솔,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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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스승인 연금술사의 신비로운 붉은 페인트에 가깝게 재현한 창업주의 붉은 페인트를 이용해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가 몰락하기까지의 이야기와 ② 창업주와 그 가족을 중심으로 한 페인트와 연금술(보편적 정신의 조정)에 관한 이야기를 순서대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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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젊은작가 시리즈의 신선한 묘미도 있고 경장편다운 매끄러움, #백년의고독 의 마술적 순환 구성과 긴 문장에 연금술이란 소재까지 빌려오는 용기(?)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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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8 - 연금술이란, 모든 물질 속에 내포되어 있는 보편적 정신을 찾아내고 추출하여 모든 재료들의 쓸모를 재조정하는 학문이자 실천 방법이라고, 그러니까 납과 황금의 차이는 쓸모의 차이일 뿐이며 각각에 내재된 보편적 정신을 조정함으로써 얼마든지 그 쓸모른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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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모호한' 표현과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과거에서 현재로 순환하는 뫼비우스적인 구성으로 같은 시점의 사건을 이중적으로 제시한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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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가 연금술사에게 배웠다는(23),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는데(28), 알려져 있지만(50),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64), 알려지지 않았으나(75), 소문이 생겨났는데(81), 소문도 들렸다(90), 어느 천재적인(103),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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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②이라는 붉은 페인트와 회사에 관한 이야기(역사)를 다른 관점으로 풀어내면서 보편적 정신이라는 본질(주제, 제목)이 역설적으로 얼마나 상대적인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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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회사원이라는 너무나 예쁜 이름(솔)의 작가가 ③자본주의와 회사라는 조직을 비틀고 꼬집는 묘미도 의미있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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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의가족은회사의과거에기생하는기생충 같은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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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패러디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염려가 생기기도 한데... <백년의 고독>을 읽고 싶은데 주춤주춤 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먼저 추천해드립니다. 공대 회사원 스타일 단어가 많아서 어떤 면에선 신선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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