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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25. 2018

22 『자크 데리다를 읽는 시간』 - 나카마사 마사키

『자크 데리다를 읽는 시간』 - 나카마사 마사키, 아르테

⭐⭐⭐☄

자크 데리다를 읽는 시간              

저자 나카마사 마사키

출판 아르테(arte)

발매 2018.01.03.



기존 철학자들의 텍스트를 탈구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데리다 철학은 대상이 되는 텍스트와 얽히고 섥혀서 어려울 뿐더러 데리다 자신도 난해한 문장을 구사하기 때문에 접하기가 더욱 어렵다.

p499
'탈구축deconstruction' 이란 어떤 개념의 윤곽을 그려 내고, 그것이 의존하여 서 있는 전제들을 밝혀냄으로써 이와 동시에 그 한계를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이치가야 건축사무소에서 반년간 7회에 걸쳐 진행된 데리다 강의 원고를 책으로 엮은 것인데, 철학 애호가(?)들에 의해 강의가 구성될 수 있고, 100여권에 달하는 하이데거 전집이 수시로 인용되는 일본의 지적 기반이 부러워지는 지점이었다.

일전에 읽었던 #번역청을설립하라 의 주장을 더더욱 지지하게 되는데...

1, 2강이 하이데거를 탈구축하는 데리다의 저서를 다루는지라 상당히 어렵고 진도가 나가지 못했던 반면에, 폴란드의 철학자 얀 판토츠카와 성경을 다루는 3강부터는 그나마 겨우겨우 텍스트 사이로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다.

텍스트와 데리다의 간텍스트(상호텍스트)의 원문을 토대로 저자의 해설이 이어지는 지라 끝까지 어렵고, 그래서 다 읽었을 때 성취감이 상당하긴 하지만... 자괴감도 결코 적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느낀 데리다의 철학은 
헤겔의 머시기, 니체의 머시기 같은 '딱 이거다!'가 아닌 철학을 파쇄해서 다시 일일이 이어붙이는 작업과도 같았다.

범인의 입장에서 볼땐 편집증(paranoia)같기도 해서... 후설, 하이데거, 데리다의 철학이 과연 교양이 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

다만, 대형 출판사에서도 이어가지 못 하는 이런 기획을 시작한 출판사와 편집자의 용기가 계속되기를 응원한다. 

p.s.1 - 완전성과 아브라함의 아들 인신제사의 의의(후대 기록)에 대해 신학의 자기합리화를너무 인격적으로 보는 마사키 교수의 견해가 살짝 순진하셔서 명성교회 같은 곳에 가보시면 다음엔 좀 더 독한 시선으로 해석하시지 않을까... ㅋㅋ

p.s. 2 - 시리즈 1권이 아렌트고 2권이 이 책인데 근저의 철학인 하이데거를 먼저 소개하는게 흐름상 더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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