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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25. 2018

21 『얼어붙은 바다』 - 이언 맥과이어

『얼어붙은 바다』 - 이언 맥과이어, 열린책들

⭐⭐⭐⭐

얼어붙은 바다              

저자 이언 맥과이어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7.12.30.

혹한 속 아사 직전의 주인공 섬너가
사냥한 곰의 시체 안으로 웅크려 들어가는 모습이 이 소설에서 가장 처절하면서도 가장 극적인 순간이었다.

p329
섬너가 총을 내리고, 쓰러진 곰한테로 달려갔다. 그가 쭈그리고 앉아, 두 손을 여전히 따뜻한 녀석의 옆구리에 대보더니, 마저 얼굴까지 털가죽에 깊이 파묻었다.

(이하는 329~330쪽 참고)

욕쟁이(?!) 소설이라는 홍보에 읽게 됐지만, 
경박한 욕설과 소아성애, 살인, 보험사기 등 밑바닥을 모르고 아래로 아래로 쉴새없이 꺼져만가는 인간의 야만성이 극대화 될수록 포획과 욕망의 대상이 되는 자연이 오히려 인간을 더욱 강하게 구속하는 역설을 발견하게 된다.

탐욕에 불타올라 극지로 향할수록 자연 앞에선 인간의 무력함만 더욱 부각되고 한계점에 달한 인간(섬너)이 선택하는 것은 그 안에 웅크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사실 그 순간에 이르러서 허용되는 단 한가지이기도 했지만...

책의 후면엔 '피와 오줌으로 얼룩진 이야기'라는 서평이 있는데, 그보다는 '피고름으로 얼룩진 이야기'라는 표현이 더 나을 정도로 무자비한 극점으로 파고든다.

성차별적인 비하 표현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해서 찌푸려질 수도 있지만, 역사 소설이라는 갈래로 들여다본다면 오히려 남성이 주도했던 시대의 야만성을 고발하는 비판으로 보는 게 작가의 시각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을 겨울에 읽으니 #이냉치냉 ❄

양장과 교열은 역시 열린책들... 
그런데 제목체는 도대체 아니 왜


#얼어붙은바다 #이언맥과이어 #ianmcguire #thenorthsea #열린책들 #정병선 #신간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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