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합격, 계급』 - 장강명,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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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0
나: 제주 4.3평화문학상 당선됐음. 어제 심사했다고 함. 아직은 다른 사람한테 알리지 말래. 발표는 3/5쯤 한다고... 오예 7000만 원.
아내: 진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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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장강명 작가 아니랄까봐 시종 '홀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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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이라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도 충족시켜 주고, 동시에 사회 비판적인 시각과 질문은 시원하게 긁어 주기도 한다. 유머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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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1년 기자로서의 경험 위에 작가로서의 유머와 기지가 담겨있는 장강명 작가의 신작 르포이다. 서점에서는 사회학 일반으로 분류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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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궁금했고 관계자가 아니라면 알기 힘든 문단과 등단에 관한 뒷얘기나 등단의 방법론의 특성을 공유하는 한국의 각종 집단에 대한 비판적 시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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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성 수상을 통한 등단과 여타 분야에서의 학력, 자격이 실제 능력 보다 영속적인 가치를 지닌다는 것에 대한 의혹 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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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15
성범죄로 검거된 의사 747명 중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사람은 5명뿐이다.
p317
한국의 교육부는 영어뿐 아니라 모든 교사에 대해,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지 않는다.
p323
변호사의 진짜 실력은 그가 소송에서 얼마나 이기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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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에서 시작한 담론이 사회 각 집단과 분야를 휘이 돌아 다시 문단과 등단, 독서를 독려하고 책 정보를 담는 서평으로 돌아와서는 약간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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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89
(장은수) 요즈음 문단 권력 비판은 결국 문학 자본이 비평을 매수해서 비평이 이런 기능을 잘 못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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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주 정보를 얻는 서평집단 #goodreads 같은 공간이 한국에 없는 이유와 비판적 비평과 서평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은 문단과 비평가의 현학적 태도와 장은수 대표의 발언에 상당한데 비평이나 문학계에 대한 비판과 변화에 대한 의견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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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근본적으로는 교육계의 가학적 문학 접근법과 매너리즘, 이를 뒷받침하는 작품해설 중독에 빠진 문학계의 자만과 독단이 있을텐데 정작 비평과 문단 집단은 사알짝 비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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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은 한 줄 거론하지만, 그녀의 남편이자 표절 저격수라던 남진우 평론가에 관한 이야기는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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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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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더 내부고발(!?!?)을 기대했던 내 욕망을 고려할 때
이 책은 마지막에 가서 약간 반투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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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투고 시스템인 미국의 출판을 다룬 제임스 A. 미치너의 <소설>과 비교하며 읽으니... 도제 습성이 짙은 한국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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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문학상 수상 이력과 당선작을 보면 그가 얼마나 영리한 작가인지 알 수 있다. 일례로 문동 수상작인 #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 은 문동이 생각나는 다양한 명사들이 수차례 등장한다. 물론 그런 기지와 더불어 문학성도 뛰어났겠지... 만 장 작가의 전작을 읽었던 한 분과 나는 계산된 작법을 의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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