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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 LETTER Mar 23. 2021

키크니 작가가 무엇이든 그려줬습니닷! for 작심삼일러

여러분은 출근길에 뭐하시나요? 개인적으론 SNS를 들춰보는 횟수가 잦은데요. 다들 어떻게 지내나 살펴보기도 하고, 흥미로운 것이 있으면 저장해두거나 공유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차곡차곡 쌓이는 콘텐츠 중,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그림이 있는데요…



위트 있는 그림으로 기분 좋은 아침을 열어주는 작가 키크니(@keykney)



그림을 받자마자 우수한 일력을 낭비하는 것 같아 미안해지는 마음이 들어 이제부터라도 잘 뜯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만물이 소생하는 봄부터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는 법이니까요! 이처럼 그의 그림은 위로와 공감, 재미가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조간신문이 배달되듯 일정한 시간에 꼬박꼬박 올라오기에 잊으려야 잊을 수 없다고나 할까요. 문득 꾸준한 창작의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해졌고, 그의 하루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건네보았습니다.



Q. 주로 오전 일찍 그림을 업로드하시잖아요. 아침형 인간의 느낌인데,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키크니: 보통은 아침 7시에 일어나요. 그래서 월/수/금은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이랑 일상만화 등 전날 만들어둔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씻고 준비해서 작업실로 가면 9시쯤이에요. 그렇게 8시간 정도를 작업실 쪽에서 보내요. 그림을 그리고 중간중간 미팅도 하다 보면 저녁이 되는데 되도록이면 6, 7시에는 마무리를 하려고 해요. 퇴근해야죠 퇴근!


Q. 마치 직장인의 하루 일과를 듣는 느낌인데요?

키크니: 네 비슷해요. 제겐 작업실이 출근지인 셈이죠. 사실 작업실이 집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일부러 그렇게 잡았어요. 일터와 쉬는 공간의 거리를 두는 게 잘 맞더라고요. 예전엔 집에서 일을 해보기도 했는데, 일과 여가의 경계가 애매해지니까 여러모로 힘들더라고요. 이런 루틴을 찾기까지는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던 거 같고, 지금은 7년 정도 됐어요.



Q. 지금의 작업 루틴을 찾는데 까지 시행착오라 함은 어떤 것일까요?

키크니: 사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기 이전에는 프리랜서로서 어쩔 수 없이 작업이 들어오는 대로 받아서 하기 바빴어요. 그래서 자주 밤을 새우면서 불규칙적으로 생활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밤낮이 바뀐 터라, 남들이 쉴 때 일 하게 되는 순간이 늘어나면서 친구들도 잘 못 만나게 되고 건강도 안 좋아지더라고요. 때문인지 여러모로 몸과 마음이 지치면서 번아웃이 크게 오기도 했죠.


Q. 번아웃 이후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키크니: 사실 번아웃이 크게 왔을 때 이제 일을 못하겠다 싶은 마음까지 들었어요. 그 와중에 인스타그램에 취미 삼아서 그림을 올리게 되었는데요. 돌아보면 그것이 계기 아닌 계기인데, 원래 ‘이걸 시작으로 뭔가를 만들어보자’하는 마음은 아니었어요. 어렸을 때 했던 ‘그냥 재미있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낙서라도 좀 올려보자는 마음 이랄까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재미있었고, 덕분에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오게 되었죠. 지금까지도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인스타그램으로 올리는 어떤 부분에 재미를 느끼셨나요?

키크니: ‘피드백’이 오는 게 좋더라고요. 이전까지 일러스트레이터로만 일 했을 때 제게 ‘피드백’은 수정의 개념이었거든요. 그런데 인스타그램에서는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시는 소통의 개념으로 ‘피드백’을 받게 되니까 힘이 나더라고요. 제가 학교 다닐 때부터 원래 애들 웃겨주는 걸 좋아했거든요. 대중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어요.


Q. 올해로 10년 넘게, 프리랜서로만 일하셨다고 들었어요. 혼자 꾸준히 일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까요?

키크니: 어떤 하나의 비결이 있다기보다 저만의 기준을 가지고 그걸 지켜나가려고 노력하고는 있어요. 프리랜서는 매 번의 선택이나, 여러 가지 역할을 모두 혼자서 해내야 하잖아요. 일도 받고, 스케줄 조정도 해야 하는데 어느 하나가 어긋나면 모든 게 흐트러지고 결국 약속도 져버리게 되니까 최대한 의지를 가지고 지켜내려고 노력해요. 내일 올릴 건 오늘 다 정해서 퇴근한다던가, 일을 쟁여두지 않는다던가 하면서 말이죠.




키크니 작가와 나눈 대화 속에서 무언가를 혼자 꾸준하게 이루어 간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집중할 줄 아는 마음과 저질러 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니까 해보는 일 말고, 자신이 뭘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면 재미있는지 아는 것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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