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언어 톺아보기(10)
듣자니 와이티엔 김 아무개 사장이 28일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제 발로 물러나겠다고 했단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김 사장은 김건희 관련 보도, 오세훈 서울시장 생태탕 의혹 보도, 뉴스타파 김만배ㆍ신학림 녹취록 보도 들이 공정하지 않은, 한쪽으로 치우친 보도 사례라고 하면서 생뚱맞게 고개 숙여 온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 덕분에 와이티엔에서 김건희 관련 소식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뉴스들은 눈을 씻고 봐도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맷가마리 정권에서 완장 차고 나팔수 노릇을 마다 않더니 정권이 바뀌자 암만 머리 굴려봐도 버티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사장 자리에서 순순히 물러나는 까닭으로 ‘일신상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상투처럼 쓰는 말이지만 나 같은 어리보기는 그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먹기 어렵다.
‘일신상(一身上)’은 배달말 사전에 나오는 말인데, “한 개인의 형편”으로 풀어놨다. 알고 보면 별말도 아니다. 귀에 익은 말로는 ‘개인 사정’이다. ‘개인 사정’이야 굳이 알고 싶지도 않고 설령 떠벌린다 해도 듣는 처지에서 도리어 더 거북하다. 하지만 이제까지 나팔수 노릇을 해온 게 부끄럽고 등 떠밀려 쫓겨나기보다는 제 발로 걸어나가는 모양새가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할까.
말난 김에 교육상, 역사상, 편의상, 미관상, 영양상 같은 말 뒤에 쓴 ‘-상’은 ‘그것과 관련이 있는, 그것을 따른’이란 뜻을 보태는데 되도록 풀어 쓰면 좋겠다. 교육으로 볼 때, 역사에서, 편의를 생각하면, 보는 눈에 따라, 영양을 따져보면 같은 말로 말하면 한결 깔끔하다.
※맷가마리 매를 맞아 마땅한 사람.
사진 출처: <김백 YTN 사장, 돌연 자진 사퇴>(경향신문 2025. 7. 29.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