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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조음 Jun 23. 2024

내 눈에 찍히지 마라

납냥특집 <1탄>

난, 확실한 고앵이. 내 일생에 공짜는 없지.

내게 사료를 주면 난 참새를 잡아 보은 하지.

나를 이뻐해 주면 발라당으로 보답하고

나를 싫어하면 응징으로 갚아주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난 배운 고앵이 신라.

어느 날 바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객승이 나를 발로 툭툭 치면서 말을 하더군.

"팔자 좋다~어떻게 이  구석은 중보다 고양이가 더 많냐? 말세로다."

가던 길이면 그냥 갈 것이지,  잠자는 나를 발로 차다니. 맨날 집사가 이쁘다~ 이쁘다~ 쓰담해 줘서 윤기 좔좔 흐르는 내 머리를 말이야.

객승은 날 잘못 건든 거야. 한마디로 잠든 사자의 후손을 건든 거지.

그래서 객승이 어디서 자고 가나 몰래 뒤쫓아갔지. 공양간 옆 요사채로 걸어가더군. 그리고 오른쪽 기둥에서 세 번째 되는 댓돌 위에다 신발을 벗어 놓는걸보았지. 신발을 자세히 기억해 두었지. 낡은 등산화를 신고 있더군.


 밤이 되기를 기다렸지.

댕~~~ 댕~~~

새벽 예불을 알리는 범종소리가 울려 퍼지더군. 요사채 방마다 하나 불이 켜지면서 스님들이  마루로 내려오더군. 그  객승하품을 늘어지게 하면서 걸어오는 거야. 신발을 신으려고 오른발을 넣었다가

물컹~~~~ 으악!!!외마디비명을 르며 다시 마루 위로 껑충 올라서더군. 객승이 소리를 액 지르니 옆에 던 다른 스님들도 '어어어~~~~' 하면서 덩달아 놀라서 물러나는거야. 객승 양말엔  뻐얼건 무언가로 어있었고 마룻바닥에도 물컹한 흔적이 남아있더군. 잠이 확 달아난 느낌이더군.

 귀신도 이겨 먹는다는 객승란 가슴을 부여잡고 다시 댓돌로 내려와서 신발을 살피더군. 그러더니 다시 허억!  하면서 마치 못 볼 것을 봐버린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더군.

 그리고는 휘~ 이 바깥을 살펴보는거야.

나는 저만치  담장 위에 걸터앉아  객승이 하는 걸 미리 다 바라보았지. 번쩍 레이저  인광을 빛내며 한마디 했지.

"꺄~~~~ 옹!!"

나와 눈이 따악 마주치자. 객승눈이 지더니  소스라치게 놀라는 표정을 짓더군. 얼굴이 흑빛이 되어버렸지. 아마 어제 낮에 있었던 일을 기억한 것 같더군. 그 뒤로 객승은  바람처럼 홀연히 사라져 버렸지.


지금 절간을 하산하고 속세 내려와서 집사가 차려는 밥만 축내고 있지만 난 밥값하는 고앵이.

집사는 퇴근하고 집으로 오면 나를 꼬옥 껴안으며 늘 같은 말을 하지.

"내가 너 때문에 산다."

존재감으로 밥값 하는 나는 야, 고앵이 신라.

내 필살기는 확실한 보답응징이지. 

이쁜 사람한테는 한없이 이쁘게.

나쁜 사람에겐 확실한 응징을.

하옇튼 내 눈에 찍히지 마라. 찍히면 각오하라!



다음 주 금요일 납냥특집 2탄 <집사를 괴롭히지 마라> 기대해라!

구독! 좋아요! 는 내 사료값에 많은 보탬이 된다는 걸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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