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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조음 Mar 17. 2024

잘 쉬어라 쉬어

캔터키 옛집에 햇빛 비치어

여름날 검둥이 시절

저 새는 긴 날을 노래 부를 때 옥수수는 벌써 익었다

마루를 구르며 노는 어린것

 세상을 모르고 노나

어려운 시절이 닥쳐오리니

잘 쉬어라 캔터키 옛집


지금까지 내가 가장 애창하는 노래이다.

난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아깽이들을 생각하곤 한다

어미 없이 태어나는 것들이 무엇  있을까마는

태어나보니 풀숲이고 장작더미 아래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도 보호해 줄 어미가 있기에 그들은 저 캔터키 옛집의 아이들처럼 마루를 구르며 노는 것이리라.


서너 마리씩 낳았어도 끝까지 어미처럼 성장하는 아깽이는 한 마리 겨우 될까 말까 하다. 왜 그리 아깽이들은 또 보석처럼 예쁘기만 한지, 차라리 밉게 생겼으면 정이나 들지 않을 텐데.

 길거리에서 보호해 주는 사람보다 무관심과 해코지가 더 많은 세상에서  아깽이들은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뛰 댕기느라 하루해가 짧기  하다. 그래서 아깽이다.

사나운 맹수들을 피해 몸을 숨기고 달아나는 법을 가르쳐 주는 든든한  어미가 있고,  꼬물꼬물 한 형제들이 있기에

아깽이들은 오늘도 작은 발로 폴짝거리며

활짝 웃는다.


 어려운 시절은 닥치면서 직접 견디며 성장하면 되는 것이고

오늘은 그저 이 봄날에  그저 어미랑 형제랑 노는 게 이 세상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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