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better than me

by flower orchid

7~8년 전에 나와 대화를 하던 친구가


"내가 개미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


라는 얘기한 적이 있다.



그 말은 나의 공감을 샀다.


그때 우린 어린아이를 키우는 비슷한 시기였고 직장이 있던 친구는 육아휴직 중, 나는 지금과 같은 전업주부였다.


가치 있는 일을 하지 못하는 것 같고 세상에서 나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 같았다.

자존감이 지하로 떨어졌던 때.


개미대화 이후에 자존감이 떨어질 때마다 나는 실제의 개미를 떠올렸다.

대화 속 개미는 너무나 작고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으며 어쩌다 밟고 아이들이 장난으로 괴롭히다 죽어도 죄의식이 없는 존재.


그렇지만 그때마다 내가 실제로 떠올린 것은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막아도 돌아나가고 언제나 레이더는 먹이를 향해있고 사탕가루던 젤리조각이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부지런한 일개미였다.


그리고 또 요즘 개미가 떠오른다.


이사 오고 아이들 픽업드롭을 반복하는 하루 일과.

아침저녁준비하며 식단 고민을 하는 주부의 삶.


그냥 아줌마


그냥 엄마


일 안 하는 와이프


아이들 학원과 학교 숙제를 신경 쓰고 읽을 책을 도서관에서 대출해 나르고 주말에는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찾아다니는.


부지런히 알아보고 돌아다니고 아이들한테 좋은 거라면 귀를 쫑긋 세우며 건강을 걱정하는.


착하지만 특별함이 없는 개미.



나는 요즘 개미인가 봐.



이 우울감에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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