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쯤에 둘째가 찡찡거리더니 이사오기 전 원래집으로 가자며 오열을 했다.
낮에 유독 아빠가 지금 집을 잘 골랐다는 둥, 이 집이 너무 좋다는 둥 극찬을 했던 날이었다.
가끔 둘째는 마음과 정 반대로 말하곤 했다.
저녁에 울며 말했던 마음이 진짜였던 거다.
대단지 아파트에 바로 앞에 놀이터, 태어났을 때부터 살았던 곳이라 지나가면 다 아는 이모들, 아이들, 사장님들, 같은 유치원 친구들..
그러다 갑자기 놀이터도 없는 한채 빌라에 주변엔 아무것도 없고 유치원이나 학원은 엄마가 데려다줘야지만 갈 수 있고 몇 주간 이사로 인해 어수선한 집을 끊임없이 정리하느라 주말 동안 제대로 된 나들이 한번 가지도 못했다.
엉엉 울며 원래집 사진을 보여달라는 아이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그 마음을 너무 알겠어서.. 사실은 나도 그런 마음이어서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아이보다 더 크게 소리 내며 울어버려 당황한 아이가 아빠에게 이야기하러 가며 자기는 울음이 쑥 들어가 버렸다.
한참 꺽꺽대며 울다 정신을 번뜩 차렸다.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아이가 힘들어하면 내가 더 든든히 힘이 돼주어야 하는데.. 기껏 큰 대출받아 어렵게 이사를 결심한 남편이 자책하진 않을까...
둘째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자고 하며 분리수거할 봉투를 챙겨 나섰다.
밤마실과 아이스크림쇼핑에 기분이 풀린 것 같은 아이에게 다 같이 살게 된 여기가 이제 우리 집이고 그동안 집정리로 많이 놀아주지 못한데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나는 사실 아직 아이만큼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그냥 여기가 앞으로 살 집이니 노력하는 수밖에..
노력하다 보면 정이 들고 편해지고
진짜 우리 집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