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이 소중한 공간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내 이럴 줄 알았다.
오랜 만에 브런치를 켰다.
시작할 때는.
뭔가 긴박한 일이 생긴 사람처럼,
당장에라도 책을 완성할 것처럼,
가슴을 토해내서라도 머릿 속의 모든 상념들을 끄집어 낼 것처럼,
달려들던 기세는 보기 좋게 꺾이고 말았다.
난 애초에 단거리 체질이 아니었음을
늘 겪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장기전으로 들어갈 태세를 갖춘다.
약 30여년전
그러니까 고교시절 개똥철학 시절부터 끄적여 오던
오래된 작문노트 한 권을 꺼내들었다.
불혹을 훌쩍 넘긴 이 나이에도
아직 스물이 채 되지 않은 어설펐던 사춘기 시절에도
여전히 나를 관통하는 생각이 적혀있었다.
반갑다고 해야할까. 슬프다고 해야할까.
오랜만의 브런치 복귀를 스스로 반성하며,
1994년의 글 하나를 올린다.
< 반 성 >
나는
우물 안 개구리만큼
넓은 시야를 가졌고
에디슨의 영감만큼
많은 노력을 하면서도
제국주의자들의 야망만큼
작은 소망을 꿈꾸어 온
옹졸한 사나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