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난 불필요한 생각들까지 정성스레 돌봐주는, 생각이 드럽게 많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제발 생각 좀 덜하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글을 쓰고 난 후, 그런 내 생각들에 조금의 변화가 있었다. 알고 보니 내가 하는 생각들은 깊이 있는 생각이라기보다 그저 쓸데없는 고민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글을 쓰기 시작한 지 겨우 일 년 정도 되어가는 병아리인 내가, 꾸준히 글을 쓰며 아픔을 치유받자 누가 시키지도 않은 글을 거의 매일 써왔다. 그야, 누가 시켜서 쓴다면 이곳의 많은 작가님들도 이리 꾸준히 쓰지 못하셨을 거란 걸 이젠 안다.
그렇게 바닥이 너무나 쉽게 들어 날 것 같던 내 글은 꺼내 주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로 봇물 터지듯 질서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난 부러 생각을 해서 쓰는 글은 쉽게 쓰질 못했다. 사실 그동안은 굳이 무엇을 쓸까 고민하지 않아도 빛을 보고 싶어 줄을 서 기다린 머릿속의 영상들을 그대로 베껴내면 됐었다. 사실 그렇게 끊이지 않고 흐르는 내 글이 더 놀라웠다.
더 세밀하고, 더 사소하고, 더 작고, 더 깊고 넓게 가늠할 수 있게 돕는 것이 '글'이란 것을 스스로 체감할 수 있단 것이 가끔 경이롭게까지 느껴졌다.
글은 내게 '생각'이었다.
그래서 글을 쓴다는 건, '생각을 한다는 것'이라고 표현해도 크게 틀릴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처음으로 일주일씩이나 글 쓰는 걸 멈췄다. 왜일까? 스스로도 이율 찾지 못해 당황하고 있는 요즘, 글로 치유도 했지만 상처도 많이 받았기 때문일까? 그게 아니라면 이젠 치유가 필요 없을 정도로 살만 해진 것일까? 그것 마저도 아니라면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