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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미카
Aug 21. 2024
피 묻은 얼음칼을 핥는 맛
늑대,
제 피를 마시다.
에스키모인들이 피 묻은 얼음칼을 눈밭에 박아둔다. 그러면 배고픈 늑대는 달콤한 피냄새에 이끌려 얼음칼을 핥는다. 감질나게 맛있어 아, 날카로운 칼날이 드러날 때까지 죽어라 핥고 또 핥는다. 어느새 따스한 피, 제 피가 목을 타고 넘어간다.
이제 멈춰야 해. 열락을 끝내야 해. 그러나 너덜너덜 뿌리를 드러낸 혀를 거두어들일 수 없네. 기어이 제 피에 취하네. 귓바퀴에 매달리던 달달한 목소리. 뜨거워, 삽시에 흥건해지던 그 눈빛, 오래된 기억들이 가물거리네.
<바람바람 중/노정숙지음>
---------
달콤한 피냄새가 도처에 진동한다.
알면 알 수록 살면 살
수록 그러했다.
제 볼
살을 씹어 짜낸 맛과는 비교가 안 될 그 맛.
내가
이따금 삼키며 취해 있던
향은 어쩌면 다디단
스스로
의
피맛일지도 모르겠다.
결국엔 미각을 망쳐버릴 비린 엔딩의 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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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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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걷는 길을 따라 걷습니다. 생각의 뒤로 지나치는 풍경들을 쓰며, 치유와 위로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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