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월명동 구 동인약품 굴뚝을 올려다보며

-소월삼대목 98-

by 김병주

마음이 굴뚝같다는 말은

이제 듣기 드물어졌다

얼마나 쓸쓸하면

사슴보다 길게

고개를 하늘로 뻗었을까

벽을 덮은 담쟁이도

아침 까치도

굴뚝 안으로는 차마 못 들어간다

굴뚝은 늘 앞이나 중앙이 아닌

뒤로 비켜선 채

밑에서 오르는 김을 내보냈다만

모두 끓어버린 지 오래

아마존에서는 나무도 달음질친다는데

손발도 몸통도 없는 굴뚝을 두고

너의 고개 돌림은 제법

우아하게 이루어진다

임대문의 투성이 구도심에

높다란 마음들 자꾸만 빠져나가고

붐볐던 선창에도

썰물만 덩그러니 남았다

맑은 날이면 굴뚝은

고개를 더 치켜들고

서천 땅과 고군산군도를 내다본다

저 위에 올라

바다도 산도 한눈에 보고 싶어

길 잃은 구름 하나

머리에 걸쳐 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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