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삼대목 91-
더는 못 내려간다
모슬포 바람이 못 살게 불어
올해 마지막 마라도 배편은 결항이다
운진항 선착장 뒤편 식당은 첫 손님을 맞고
이어 멸치처럼 마른 여자 들어온다
과년한 딸 어미에게 접짝뼈국 하나 달라 하고
가게 앞에서 연신 담배를 태운다
더는 내려갈 수 없는 곳을 눈앞에 두고
더는 못 내려간다
오고 가는 일은 그에게 달린 게 아니다
바람이 옷자락을 뚫고
겨드랑이 사이로 들어와 뼈를 녹인다
새해 들면 더욱 구름이 끼고
눈바람이 몰아칠 거라 한다
그럴수록 배에 힘 딱 주고
버텨서야 한다
뻑뻑하게 메밀을 개어 넣은 배지근한 국물만이
속 끝까지 내려가
녹아내린 뼈 자리를 채운다
때론 과감히 돌아설 수 있도록
배에 힘 딱 주고
버텨서게 한다
*접짝뼈: 주로 돼지 앞다리와 갈비뼈 사이의 뼈를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