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 일이 있어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하는 조금은 권태로운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위 "갓생"의 증표인 그 흔한 자격증도, 좋은 스펙을 가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내가 계속 이전 글에서 계속 써 왔듯, 그저 하루하루 버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뇌병변을 가진 20대 직장인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나의 이력과 현재의 모습만 보고 나를 성실한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물론 예전부터 나에게 자격증보단 실무 경험, 조직에서 경험을 쌓는 게 더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3번의 인턴 경험과 1회의 계약직 근무 이력이 있긴 하다.
그런데 그조차도 내가 성장하고 인정받기 위해서 했던 행동이라기보다는 나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서, 그냥 놀고 있기 뭐해서 했던 경향이 더 컸던 것 같다. 또 지금 회사에서 나에게 주어진 일은 매우 단순하고 내가 아닌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근무하는 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는 한 고등학생 친구는 그런 날 볼 때마다"선생님이 제 롤모델이에요! "
전 꼭 커서 선생님처럼 될 거예요!"라며 날 닮고 싶다 말한다.
(농담처럼 치부하기도 했는데, 주위 사람 전부에게 내가 롤모델이라고 소문을 내고 다니는 거 보니 완전히 빈말은 아닌 것 같다.)
그 소리를 들으니 고맙기도 하고, 인간은 참 역설적인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
똑같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게으름으로, 또 다른 이에게는 성실함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오늘도 우리는 어김없이 타인의 평가라는 시험대에 서야 한다.
타인의 시선은 때로는 냉정하고 두렵지만, 우리는 그 평가에 주저 없이 임해야 한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부정적인 평가에 흔들릴 때도 있겠지만,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오늘을 꿋꿋이 살아가야만 한다.
그러니, 모든 이에게 잘 보이려 애쓰기보다는, 절반, 아니 그보다 적은 수의 사람이 나를 긍정적으로 봐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인 하루, 성공적인 내일이 될 것이다.
다들 애쓰는 만큼 다 잘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