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밥과 김을 싸 먹으려고 찬장에서 김을 꺼냈다.
유통기한도 얼마 지나지 않았고 제대로 밀봉이 되어 있어서 괜찮겠지 하고 김을 뜯자마자, 김에서 오래된 쩐내가 올라왔다.
내가 좋아하던 김이었는데 먹지 못하게 된 것이 사뭇 아쉬웠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방치했던 묵은 감정들도 이렇게 제때 꺼내놓지 않으면 나중에는 오래된 쩐내가 나겠구나 하고 말이다.
우리는 어쩌면 평소에 하던 생각, 주변 사람들에게 못했던 표현, 쌓여 있던 감정들이 뒤섞여 마음의 유통기한이 지나 더 이상 열어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마음에도 냉장고가 있어서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 쓸 수 있거나, 제가 좋아하는 감정, 마음을 썩지 않게 해주는 방부제라도 있으면 참 좋겠지만 우리에게는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꽤 길지 않다.
그러니 우리의 감정도, 우리의 진심도 본래의 맛과 향이 지나기 전에 꺼내놓고 들여다봐주어야 한다.
내가 평소에 지니고 있던 소중한 마음이 켜켜이 쌓여 오래된 묵은 감정으로 변하기 전에, 신선한 상태의 마음을 주변 사람에게 표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