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건 없더라.

by jaeik

쓸데없는 건 없더라.

그림을 그리고 미술 하는 친구가 나에게 해준 말이 있다.

"내가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려고 그렸던 그림이, 무심코 그었던 줄 하나가 뜻하지 않게 나의 포트폴리오가 되었어."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되는 계기는 우연찮게 우리를 찾아온다.

힘들어서 그냥 시간이나 때우려고 했던 일이, 현실에서 도망치려고 시작했던 취미가, 어느 순간 나를 구원하는 밧줄이 되어 있다.

별생각 없이 해봤던 일들이, 지금 하는 일과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쓸데없는 행동들이.

실은 그마저도 다 내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 모른다. 이 경험들이 언젠가 어디에서 어떻게 연결될지.

지금 연관 없으면 뭐 어떤가.

결국 인간은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다.

옆에서 그냥 지켜보는 것과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몸으로 느껴본 것은 천지 차이니까.

누군가 "그거 해서 뭐 하게?"라고 물어도, "나중에 쓸모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도, 일단 해보는 것. 그 자체로 이미 의미가 있다.

겪어보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그 일은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패하더라도 "이건 내 길이 아니구나"를 알게 되고, 성공하면 "나에게 이런 재능이 있었구나"를 발견하게 된다. 어느 쪽이든 배움이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너무 단정 짓지도, 판단하지도 말자.

"이건 안 될 거야", "나는 못할 거야", "이건 나랑 안 맞을 거야"라고 미리 결론 내리지 말자.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것만큼 아까운 일도 없다.

나는 내 생각보다 더 단단할 수도, 더 좋은 잠재력을 가졌을 수도 있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나의 재능이,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나의 가능성이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도 쓸데없어 보이는 일 하나쯤은 해봐도 괜찮다.

그 쓸데없는 것이 언젠가는 나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으니까.

지금 이 순간의 작은 시도들이 미래의 나를 구원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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