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감기 같은 것
나에게 불안함은 감기와 근육통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겉옷을 잘 챙겨 입고 다녀도 불현듯 걸리는 감기처럼, 아무리 운동 후에 잘 쉬어도 다음 날 갑자기 몰려오는 근육통처럼, 아무리 잘 대비하고 애써도 불안감은 어쩔 수 없이 나를 찾아온다.
예상할 수 없고, 막을 수도 없다.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갑자기 몰려오는 그 무거운 감정. "오늘은 또 왜 이럴까?" 싶지만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처음에는 불안을 빨리 떨쳐내려고 애썼다.
"이런 생각하지 말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괜찮아질 거야"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억지로 밝은 생각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감기에 걸렸을 때 "아프지 말자"라고 다짐한다고 갑자기 낫지 않는 것처럼, 불안도 마찬가지였다.
그럴 때는 벗어나려고 애쓰기보다는 내 곁에 찾아온 불안이라는 존재가 무사히 지나가기를 묵묵히 버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감기에 걸리면 충분히 쉬고 따뜻하게 해 주듯이, 불안이 찾아오면 나 자신을 더 따뜻하게 돌봐주려고 한다.
"지금 힘들어하는 게 당연해",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그리고 불안이라는 감정이 찾아오면 잘 대처하고 그 시기를 잘 지낼 수 있도록 마음의 땅을 잘 가꿔놔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소에 충분히 잠을 자고,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면서 마음의 면역력을 기르는 것.
몸이 건강하면 감기가 와도 빨리 회복되는 것처럼, 마음이 건강하면 불안이 와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러면 머지않아 불안이라는 아픈 시간이 지나고 성숙함과 깨달음이라는 좋은 수확물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불안한 시간을 지나고 나면 이전보다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전에는 힘들어했을 일들을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다른 사람의 아픔에도 더 공감할 수 있게 된다.
불안을 완전히 없애려 하지 않는다.
대신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려고 한다. 불안이 찾아와도 당황하지 않고, 그 시간이 지나갈 때까지 나 자신을 돌보는 법을.
감기도 결국은 지나가듯이, 불안도 결국은 지나간다.
그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