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할 때일수록 다정해지자

by jaeik

복잡할 때일수록 다정해지자

"삶이 복잡하면 일단 다정해지세요."

어디선가 본 이 말이 요즘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나 역시 요즘 복잡한 머릿속을 핑계 삼아 주변인에게 짜증스럽게 대했던 어느 날을 떠올렸다.

일이 잘 안 풀린다고, 계속하기 벅차다고, 너무나 쉽게 주변인에게 다정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그날 밤, 침대에 누워서 생각해 봤다.

왜 힘들 때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날카로워질까? 왜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주는 사람들에게 가장 못되게 굴까?

아마도 그들이 나를 받아줄 거라는 믿음 때문인 것 같다.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해 줄 거야', '이 사람은 내 상황을 알아줄 거야'라는 안전감 때문에 더 쉽게 화를 내고, 더 거칠게 대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정말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나를 잘 알고 나를 이해해 준다는 이유로, 나를 지나치는 타인에게는 나의 다정함을 쉽게 써버리면서 정작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인색했던 것을 반성한다.

길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에게는 미소 지으면서, 카페 직원에게는 "감사합니다"라고 정중하게 말하면서, 정작 매일 마주하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에게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무뚝뚝하게 대했다.

이상하지 않은가?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가장 못되게 굴고, 어쩌다 한 번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친절을 베푸는 게.

복잡하고 힘든 상황일 때일수록 더 다정해져야 하는 건 아닐까?

내 마음이 복잡하다고 해서 그 복잡함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할 권리는 없다. 내가 힘들다고 해서 다른 사람까지 힘들게 만들 이유는 없다.

오히려 그럴 때일수록 의식적으로 더 다정해져야 하는 것 같다.

내 하루가 엉망이었어도 집에 돌아가서는 가족에게 따뜻하게 인사하고, 일이 잘 안 풀려도 동료들에게는 짜증 내지 않고, 내 기분이 안 좋아도 친구들에게는 관심을 보이고.

그게 어른이 되는 일이고, 성숙해지는 일인 것 같다.

나의 복잡함과 버거움을 타인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내일부터 다정하려고 노력해야겠다.

복잡한 일이 생겨도, 힘든 하루를 보내도, 그럴 때일수록 더 의식적으로 다정한 사람이 되려고 한다.

내 주변 사람들이 나 때문에 하루를 망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대신 내가 있어서 조금이라도 따뜻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삶이 복잡할 때일수록, 일단 다정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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