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전체가 될 순 없다
우리는 때때로 순간순간의 감정으로 그날 하루 전체를 판단한다.
아침에 지각해서 "오늘 하루 망했다", 오후에 실수해서 "최악의 하루다", 누군가와 다퉈서 "정말 엉망인 하루였다."
그렇게 몇 분, 몇 시간의 나쁜 순간이 하루 전체를 덮어버린다.
하지만 세세하게 뜯어보면 어떨까?
속도 상하고 별로였던 하루도, 그 순간을 잘 버텨내고 무사히 편안한 저녁을 맞이했다면 그날 하루는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잘 넘어간 보통의 하루로 기억될 수 있다.
업무 중에 실수했어도 오후에는 집중해서 일했고, 출근 때 기분은 별로였어도 퇴근 전에는 제대로 마무리했고, 누군가와 다퉜어도 집에 와서는 따뜻한 밥을 먹으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 순간들도 분명 오늘 하루의 일부다.
나는 나 자신이 때때로 자주 한심하거나 뜻대로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아 괴로울 때 생각한다.
"너무 싫고 힘든 순간이지만, 그래도 이 순간만 어떻게든 잘 넘기자."
10년을 살아내려 하지 않고, 1년을 버티려 하지 않고, 한 달도 일주일도 아닌 딱 이 순간만. 지금 이 1분, 이 1시간만 어떻게든 넘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만 어찌어찌 넘기게 되면, 내가 보낸 하루 종일은 한심하거나 엉망인 하루가 아니라 어려웠지만 잘 넘긴 보통의 하루가 된다.
저녁에 침대에 누워 하루를 돌아보면 "그래도 오늘 하루 잘 버텼네"라는 생각이 든다.
완벽하지 않았어도, 즐겁지 않았어도, 그래도 나는 오늘을 살아냈다.
그리고 이런 하루하루가 쌓여서 나만의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매일매일이 드라마틱할 순 없고, 날마다 특별한 일이 일어날 수도 없다. 대부분의 날들은 그냥 보통의 하루다. 힘든 순간도 있고, 괜찮은 순간도 있고, 그냥 그런 순간도 있는.
하지만 그 보통의 하루들이 모여서 내 인생이 된다.
특별하지 않아도, 즐겁지 않아도 보통의 하루라는 시간 속에서 나는 나의 온전한 하루의 의미를 찾고 싶다.
오늘도 완벽하지 않은 하루를 살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순간이 전체가 될 순 없으니까.
이 순간만 잘 넘기면, 오늘도 잘 넘긴 하루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