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다.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는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대신, 직접 나가서 뛰어노는 대신 TV로 스포츠를 보고,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는 것보다 TV로 야구를 먼저 접하게 되었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6시 반부터 하이라이트가 끝나는 11시 넘어까지 야구, 특히 삼성 라이온즈는 내 일상의 중심이 되었다. 매 경기마다 설렘과 긴장감을 안고 TV 앞에 앉았고,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는 가족 외식도 마다할 만큼 야구는 내 친구이자 중요한 하루 일과가 되어 있었다.
아무리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승리 하나면 모든 걱정을 잊었고, 연패에 빠진 날이면 분해서 울기도 했다. 내 일기장의 대부분도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그만큼 나는 삼성을 사랑했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야구는 흔히 인생과 닮았다고들 한다.
3시간 반을 이기고 있어도 단 한 번의 실수로 승리의 문 앞에서 좌절을 맛볼 수도, 질 것 같은 경기의 순간에도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서 천금 같은 역전승을 거둘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야구다.
만약 내가 오늘 직장에서든 학교에서든 실책투성이었던 하루였을지라도, 안타나 홈런을 날리지 못하고 헛스윙뿐인 하루였을지라도, 너무 낙담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인생의 타석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았고, 실책과 헛스윙 삼진에 너무 주눅 들지 않고 우리에게 주어진 다음 타석, 다음 기회에 집중하다 보면 오늘 내가 봤던 경기처럼 언젠가 역전 홈런을 날릴 기회는 온다.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