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화두는 '어울림의 미학'입니다. 칼날과 같은 논리보다, 엄격한 규칙을 고수하는 문법보다, 꽃의 향기와 같은 수사修辭는 사람의 감성을 움직입니다.봄볕 같은 수사修辭는 얼음마저 녹입니다. 꽃의 향기는 꿀벌과 나비를 부릅니다. 코로나19를 겪은 현대는 수사의 부활시대를 예고합니다. 거리두기로 멀어진 삶 속에 따뜻한 수사의 한마디가 감동의 울림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따뜻한 글쓰기, 따뜻한 말하기, 따뜻한 경청하기 등의 근본 취지는 어울림의 미학입니다. 어울림은 보통 ‘자연과의 어울림’, ‘사람과의 어울림’으로 나뉘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자연과의 어울림’ 관련 시조 한편을 살펴보겠습니다.
"간밤에 비가 내려 뒷산에 올라갔다
수숫대 키큰 대궁 옆에 서 보았다
흐벅히 젖은 잎들이 휘어진 채 반겼다
싱거운 구름 지나다 무슨 말할 듯하여
나도 뒷짐지고 장승처럼 기다렸다
잠자리 한 마리가 와 어깨 위에 앉았다
사람도 꼼짝 않으면 풀잎으로 보이는지
큰 눈을 한참 부비다 다시 또 날아갔다
한발짝 움직인다면 산이 깨질 것만 같다"
- 정석준의 시 「정적」 전문
「정적」이란 시를 숙독해 보면 그냥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사물과 무언의 대화를 통해서도 자연과 물아일체物我一體 될 수 있음을 정석준 시인은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홀로가 아닌 가족이란 작은 공동체 생활을 하지요. 또 유아원, 유치원, 학교생활의 유소년, 청소년, 청년기를 거치지요. 이런 와중에 어울리지 못해 항상 아웃사이더로 생활하는 경우도 있지요.
고교나 대학 졸업 후에는 직장 생활을 통해 생계전선에 뛰어들게 됩니다. 이때에도 어울리지 못해서 항상 아웃사이더로 생활하는 경우도 있지요. 고교나 대학 졸업 후에는 직장 생활을 통해 생계전선에 뛰어들게 됩니다. 이때에도 어울리지 못해서 홀로 고독한 사람이 많지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한 가지만 소개하면, 대화 습관에 비중을 두는 것이지요. 내 이야기는 적게, 상대방의 이야기에는 귀를 크게 여는 경청의 기술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청은 배려의 산물이며 어울림의 미학입니다. 어울려, 또 어울려서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하루, 내 이웃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마음의 창을 열어봅니다. 봄의 향기를 발산하는 수사修辭의 꽃길을 걸어갑니다.